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언드래곤 Dec 25. 2017

오로라를 보는 법

린셰핑에서 오로라를 보다.

스웨덴 유학생의 버킷 리스트, 오로라를 아나요?

Aurora, 혹은 Northern Light라고 불리는 자연현상이 있다. 북유럽 여행을 생각하다 보면 한 번쯤 떠올리게 되는 것 중에 하나인데, 아무래도 스웨덴에 장기 체류하는 유학생들에게는 오로라 한번 보는 것이 유학 생활 중 하나의 목표가 될 정도이다. 그만큼 보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오로라를 잘 이해하고 기회를 잡는다면 유학 생활 중 오로라를 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나는 주변에 유학생들하고 비교하면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는 편이다. 내가 워낙 집돌이 스타일이기도 하고, 막상 여행을 시작하면 참 즐겁게 다니고 다녀오고 나서도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서 좋긴 한데, 막상 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짜려고 하다 보면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아서 포기하고 만다. 그래도 스웨덴 유학이 결정되고 나서 생긴 목표 중 하나는 유학 생활 중 한 번은 오로라를 보고 말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오로라를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극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인데, 이 곳 린셰핑의 유학생들은 대부분 ESN 혹은 ISA에서 주최하는 오로라 트립을 가서 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보통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극지방으로 가면 여행 코스 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 그냥 혼자서 다른 도시 여행하는 것처럼 터벅터벅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보통 단체로 여행 코스를 미리 예약하고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 다니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은 안 하겠지만...) 그래서 ESN, ISA는 매년 오로라 트립을 주최하는데, 여기에 등록을 하고 여행비를 지불하고 그냥 따라만 가면 된다. 정해진 여행코스를 따라가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혼자 여행하기에 부담되는 지역인 만큼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석사과정을 공부하면서 문제는 여행 시기가 학기 중 그것도 평일 일주일 정도로 짜야 되어서 공부하는데 부담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작년에 일정이 바빠서 올해를 기약했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바쁜 관계로 또 갈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ㅠㅠ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가 찾은 것은 린셰핑에서 오로라를 보는 방법이다. 물론, 엄청 뚜렷한 오로라를 보긴 힘들지만 그래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어딘가. 이번 포스팅에선 그런 의미로 린셰핑에서 내가 오로라를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오로라에 대해

나도 오로라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지식은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원한다면 다른 자료를 찾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하자면, 오로라는 기본적으로 지구 밖에서 존재하는 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려서 지구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지구 대기와 만나서 생기는 마찰로 인해서 빛을 내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 오로라는 완전히 극지방에서 관측이 되기보다는 오로라 오발 (Aurora Oval)이라는 곳에서 관측이 가능한데, 이는 아래 사진을 참고하도록 하자. 한마디로 저 오로라 오발에 속하는 지역에 가는 것이 가장 오로라를 관측하기 쉽다는 것이다. 해당하는 지역으로는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등이 있다.


Aurora Oval 의 형태 (출처 : http://www.aurora-service.eu/aurora-forecast/)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오로라의 세기인 Kp 수치인데, 평소에 오로라는 앞서 언급한 나라에서도 북쪽 지역 일부에서만 관측이 되기 마련이지만, Kp 수치가 강해지면 스웨덴 남부에서도 관측이 가능해진다.


Kp 수치에 따른 오로라 관측 가능 지역 (출처 : http://www.aurora-service.eu/aurora-forecast/)


이 때문에 스웨덴 남부에 위치한 린셰핑에서도 오로라가 관측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이 오로라 세기 말고도 관측이 가능한 조건이 하나 더 있는데 이는 날씨이다. 오로라는 기본적으로 구름이 생성되는 고도보다 위에서 생성이 되므로 하늘에 구름이 껴있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극지방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일주일 넘게 체류하면서도 날씨 때문에 오로라를 못 보고 돌아오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 기억하자.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Kp 수치가 높아야 하고 날씨가 맑아야 한다.


2. 오로라 어플

앞서 말한 Kp 수치는 사진 출처에서도 적혀있듯이 홈페이지 http://www.aurora-service.eu/aurora-forecast/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같이 Kp 수치를 확인하고 날씨를 확인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인 법이므로 이번에 내가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게 도와준 어플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jrustonapps.myauroraforecast&hl=ko


해당 어플은 설치하면 좋은 점은 본인의 위치를 지정해놓으면 그 장소에서 그 날의 기상 예보와 Kp 예상 수치를 계산해서 확률이 높으면 알림이 온다. 내가 찍은 아래 스크린샷에는 0퍼센트이지만, 가끔 10퍼센트가 넘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 어플도 확률로 예보를 하는 것이라서 100퍼센트 신뢰를 할 수는 없다. 경험적으로 얘기를 해보자면 이번 학기에 어플로 예보가 뜬 상황은 총 3번 정도 있었는데 3번 다 밖에 나와서 관찰을 하였지만, 한 번밖에 보지 못했다. 그러니 내 포스팅을 보고 오로라를 못 봤다고 해서 너무 원망은 마시길...


3. 린셰핑에서 본 경험

사실 린셰핑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중 한 명이 오로라 세기가 강해서 린셰핑에서도 보일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세히 알아본 결과 정말로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져서 기회를 노려보았다.


친구가 말한 날은 사실 오로라 세기가 그렇게 강하지 않았고, 구름 때문에 거의 보지 못했지만, 그 이후에 어플을 설치하고 나가본 결과 두둥...


핸드폰으로 찍은 오로라 사진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좋은 카메라나 삼각대 같은 것이 없었기에 좋은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다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오로라를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었다.


저 때에는 오로라 세기가 워낙 강해서 북부 지역에 있었던 사람들은 더욱더 강한 세기의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오로라를 볼 때에는 최대한 빛이 없는 곳을 찾아가는 게 좋은데, 내가 관측한 곳은 Ryd 근처의 Football field로 Ryd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 중에서 어두운 편에 속하는 곳이다.



붉은색 화살표 쳐진 언덕에서 관찰을 하였다.

물론 좀 더 멀리 나가서 Roxen lake 까지 나가거나 숲 속으로 들어가면 더욱더 좋은 환경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 Ryd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오로라 예보가 뜨면 저곳에 모여서 같이 관찰을 하곤 한다.


혹시 린셰핑에 오는 학생들이 있다면 참고하도록 하자. 


4. 끝으로

이번을 계기로 좋은 카메라와 삼각대의 필요성을 느꼈다. 사실 오로라는 맨눈으로 볼 때보다 카메라의 노출을 늘려서 (1초 이상) 촬영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 물론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북쪽 지방을 가는 게 린셰핑에서 관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겠지만 이 것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은 린셰핑에 있다면 한 번쯤은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온다면 꼭 놓지지 말기를 ㅎㅎ


다음 포스팅에서는 린셰핑에서 공부하면서 사용하는 생활비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 마트 물가 비교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예전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지만 각 마트마다 물가가 차이가 있으며, Ryd에서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Hemköp은 그 마트 중에서도 물가가 비싼 편에 속한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식비를 아끼기 위해 다른 마트를 찾아가곤 하는데 다음 포스팅에서는 얼마나 가격 차이가 나는지 어떤 물건이 어떻게 싼지 본격적으로 비교를 해보고자 하겠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God Jul och Gott Nytt År!


본격 공대생의 트리, 메리 크리스마스!!!


매거진의 이전글 학회에 나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