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작가로 선정되고 나서 어떤 주제로 글을 쓰면 좋을지 다양하게 고려해봤다. 모든 책과 글이 그렇듯이 프롤로그를 써보려고 한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었다. 글을 많이 읽는 편이기도 하고 자신의 이름이 찍힌 책을 한 권을 갖는다는 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버킷리스트에 작가가 되고 싶다고 써두었다. 시간이 흘러, 페이스 북에서 무언가 실행하고 싶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노력을 해야 하고, 꿈은 꾸기만 할 때는 꿈에 지나지 않고 노력해야만 현실이 된다는 영상을 보았다. 영상을 본 후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작가>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때 나는 글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정진하는 사람이 되겠다”
이후에 글을 꾸준히 썼고, 글을 쓰는 모임에서 각자가 쓴 글을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보여주기 위한 일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그저 쓰고 싶어서 글을 계속 썼다. 그러면서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이유를 정리해보았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이 나를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나는 말하는 것에 서툴다. 말을 못 하지는 않지만 항상 말을 하고 나서 내가 혹시 마음에 상처된 말을 한 것은 아닌지, 입으로 뱉은 말과 말하지 않은 괄호 사이에 들어있는 말들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서 혼자서 속을 끓이곤 한다. 괜히 상대가 의식하지 않는 일을 괜히 소심하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필요 이상으로 되짚어 말하는 것 같아 다시 물어보는 것을 꺼리게 된다.
그런데 최소한 글을 쓸 때만큼은 더 나다워질 수 있다. 내가 그 순간에 하고 싶은 말들, 전하고 싶은 감정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최대한 부족함이 없도록 그 감정 그대로 식지 않게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얀 지면 위에 제한 없이 풀어놓을 수 있고 앞에 상대가 없기 때문에 천천히 단어를 골라가면서 앞으로 느긋하게 나아갈 수도 있다.
두 번째,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글을 쓰기 전엔 몰랐는데, 글을 쓴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말은 이상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와 실제의 내가 충돌하는 일이 많았다. 한 예시로, 스스로가 도전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글을 쓰다 보면 머뭇거리고 걱정하는 나를 자주 만났다. 그런데 이 모습을 알게 되고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 나를 차츰차츰 알게 되었고, 글을 쓰는 사람들과 글을 읽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내가 쓰는 글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무엇보다도,
브런치를 통해 공감하고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