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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살아온 기준

by 행복한곰돌이

나는 멀리해야 할 사람과 가까이해야 할 사람을 반대로 살아온 듯하다.

돌아보면, 그 시작은 엄마 때문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가장 가까운 존재였던 엄마가

겉으로는 어른인 척했지만, 실제로는 책임을 지지 않았다.

나는 그 모습을 그대로 배워버렸다.

겉만 단단해 보이는 사람을 의지해야 한다고,

약함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어른스러움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니 당연히, 나침반은 뒤집혀 있었다.

멀리해야 할 사람을 붙잡고,

정말 가까이해야 할 사람은 놓쳐왔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본다.

진짜 어른은 세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약함을 인정하고, 책임을 선택하는 사람이라는 걸.

겉으로 쎈척하지 않아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한다는 걸.


잘못된 나침반을 손에 쥐고 살아온 시간이 억울하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방향을 다시 고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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