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스치듯 넘기다가 한 문장을 보았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 언어로 바꿔 말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지 말고,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솔직하게 전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 문장을 보고 너무 공감이 갔다. 내가 되고 싶었던 어른 역시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의미를 곱씹으며 나를 돌아봤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건 단순한 무신경함이 아니라, 나만의 주관이 분명하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건강한 기준 위에 있다는 뜻일 것이다. 바르고 명확한 주관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내 안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지 않는다’는 말. 얼핏 보면 쉬워 보이지만, 실은 어렵다.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될 일 같지만, 오늘도 누군가의 말을 가볍게 전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조금 부끄러워졌다. 좋은 마음에서였다고 해도, 결국은 불필요한 말이 되어버리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다.
가장 어려운 건 마지막 문장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솔직하게 전한다’는 것. 돌려 말하지 않고, 핑계를 대지 않고, 마음을 담아 말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어디까지 솔직해져야 할까. 어느 선까지 털어놓을 수 있을까. 내가 나를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미움을 사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여러가지 걱정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결국 진심은, 다르게 포장하지 않고도 따뜻하게 전해질 수 있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나는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어디서든 조리 있게 생각을 전달하지 못해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 때로는 말을 아껴야 할 때 쓸데없는 말을 하고, 불필요하게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은 말을 ‘바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한 말이 나를 닮았으면 좋겠다. 부끄럽지 않게, 진심을 담아서. 가끔은 서툴더라도, 그 안에 나의 마음이 있다면 어쩌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말은 입만 열면 흘러나오는 것이고, 마음과는 상관없이 툭 던질 수도 있는 것이니까 참 가볍게 느껴진다.하지만 동시에 말은 아주 무겁다. 누군가에게는 몇 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통째로 망가뜨리는 한마디가 되기도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말의 무게를 체감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작은 칭찬 하나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밤새 고민을 했던 날도 많았다. 어른이 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기분이 좌우되는 나를 보며, 나는 아직도 아이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말을 할 때마다 이게 정말 필요한 말인지, 누군가를 상처 입히진 않을지, 혹은 그냥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는 말은 아닌지 스스로 되묻게 된다.
가끔은 말을 아끼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진심일 때도 있다. 또 말을 한다는 건 결국 마음을 외부로 드러내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에는 사람의 인격이, 태도가, 살아온 방식이 담기게 된다.
누군가를 험담하는 말에는 결국 내 마음의 불안이 묻어나고, 누군가를 위로하는 말에는 내가 살아오며 느낀 온기가 실리게 된다.
나는 가벼운 농담으로 누군가를 웃게 만들고 싶다. 또 진심 어린 말로 누군가의 마음을 덜 무겁게 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 말이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자주 들여다봐야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말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대의 입장에 서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말 뒤에 남을 여운까지 고려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