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궤도를 달리는 중입니다.

by 감정의 조각들

두 번째 독서모임에 참여했다. 이번에 함께 읽은 책은 박경리 작가의 『김약국의 딸들』이었다. 1962년에 발행된 작품답게, 당대의 시대상이 짙게 녹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더욱 궁금해졌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책의 내용이 더 선명하게 정리되는 느낌도 들었다.

그중 한 발제문이 특히 인상 깊었다.

"당시 여성의 결혼처럼, 정상궤도에서 벗어나면 사회적 실패를 상징하던 시대. 우리는 그것을 저항하거나 극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정상궤도란 대체 무엇인가?’였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환경이 다른데, 모두가 같은 궤도를 정상이라 여길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정상이라는 기준은 누가 만들었고,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지금의 우리 사회를 봐도, 학생이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중요한 건 '어떤 일이든 열정을 가지고 끈기 있게 해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묻고 싶어진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월급이 300만 원이면 성공일까? 500만 원이면 더 큰 성공일까? 아니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면 성공한 걸까? 만약 10명 중 3명이 나를 좋게 평가하면 그건 성공일까? 나는 월급이 200만 원 남짓이다. 그럼 나는 실패한 걸까? 이 모든 기준들이 너무 불확실하고 상대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자신의 능력에 맞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가장 ‘정상적’인 삶이지 않을까 싶다. ‘정상궤도에서 벗어났다’는 말이 와닿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엔 가정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나 역시 30대가 되기 전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하지만 내 주변에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도 많고, 아예 계획이 없는 이들도 많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때때로 ‘좀 더 늦게 결혼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 일. 나는 결혼한 지 5년이 되었지만 아직 아이 계획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아직 아이 없어?”, “아이 낳아봐야 진짜 행복이 뭔지 안다니까”, “나중에 분명 후회할 거야”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문득, 내가 뭔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 흔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면, 그 삶 자체가 정답이고, 성공 아닐까. 남들이 말하는 궤도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만약 스스로를 실패했다고 느낄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은 분명 존재한다. 나는 그 원동력이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의 시선이나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려는 마음. 그게 바로 변화의 시작이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어쩌면 여러 번, 자신이 ‘정상궤도에서 벗어났다’고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벗어남이 실패나 정상이 아님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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