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라는 감정을 다시 마주하다

by 감정의 조각들

이번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있는 책은 크리스타 K. 토마슨의 『악마와 함께 춤을』이다.
이 책은 ‘부정적인 감정’을 철학적으로 다루며, 우리가 그 감정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흔히 감정을 억누르거나 제거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데 반해, 토마슨은 그것들을 인간답게 사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부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그 시선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중에서도 나는 ‘비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는 오랫동안 비교라는 감정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며 살아왔던 것 같다. 살면서 접한 많은 글에서도 '비교는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비교는 불행의 시작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관점이 주를 이뤘다. 나 역시 이전 브런치 글에서도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했을 만큼, 그 감정을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왔다. '비교는 나를 좀먹는다', '자존감을 깎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같은 문장들은 내 안에 오래도록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서 늘 비교하지 않기 위해 애썼고, 비교하는 나 자신을 질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악마와 함께 춤을』을 읽으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관점을 만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비교할 기준점이 없다면,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라는 문장은 나에게 작은 충격이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비교를 이렇게 바라본 적이 없었다. 또 ‘악의 없는 시기는 시기가 아니다’라는 표현도 인상 깊었다. 시기나 질투 같은 감정을 단순히 ‘나쁜 것’으로만 보지 않고, 그것 역시 인간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저자의 태도는 나에게 새로운 통찰을 주었다.

그 동안 나는 자주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로 인해 불편한 감정에 빠지는 나 자신을 미워했다. ‘왜 나는 이렇게 자격지심이 많을까’, ‘왜 나는 남을 시기해서 나 자신을 작아지게 만들까’ 같은 질문으로 스스로를 꾸짖기 일쑤였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일’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인정하는 쪽이 더 건강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평생을 남과 비교하며 살아가는 삶은 슬플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비교라는 감정이 올라올 때 그것을 억누르기보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 하고 바라보고, 스스로를 좀 더 다정하게 다루고 싶다. 그렇게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나를 돌보는 방식이 아닐까.


책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는 걸핏하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만, 또 입을 맞춘 듯 모두가 그래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이용해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한다.”

나 역시 그랬다.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계속 비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지 못했다. 이렇게 우리는 너무 쉽게 비교라는 감정 앞에서 죄책감을 느낀다. 마치 그것이 인간답지 못한 것인 양 스스로를 다그치곤 한다.

하지만 『악마와 함께 춤을』은 그런 감정조차도 우리 삶의 일부이며, 결코 부끄러워할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비교하고, 시기하고, 자격지심에 빠지는 순간들이 오더라도 그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그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받아들이는 마음. 그 다정한 인정에서부터 진짜 나를 이해하는 일이 시작되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비교라는 감정에 더 이상 죄책감을 갖지 않기를, 그 대신 조금 더 너그럽게 자기 자신을 안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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