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6장
노아는 창세기에서 비중이 큰 인물이었다. 그저 방주를 만들고 살아남은 인간으로만 여겼는데 성경을 자세히 읽어 보니 노아는 하나님 마음에 든 인물이었고, 창세기 50장 중 차지하는 분량도 꽤 된다. 새로운 시작을 한 인물이었기에 꽤 많은 양으로 다룬 것 같다. 창세기에 의한 인류 역사는 노아 이전과 이후로 나눠도 될 정도 인물 아닐까 생각해본다.
창세기 6장에는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 삼았다는 표현인데, 하나님의 아들들이라는 존재가 무엇을 지칭하는지 궁금하다. 굳이 하나님과 사람을 가르고, 아들과 딸을 가른 데에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신과 인간의 차이를 둬서 한쪽은 거룩하고 한쪽은 그렇지 않다는 걸 나타내고 싶었던 걸까. 왜 굳이 그렇게 해야 했을까. 두 존재가 만나지 않았다면 인류 역사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굳이 성속 구별의 느낌이 나게 쓴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당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자기 민족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룩하고 그 외에는 야만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렇다면 제발 아니길 바란다. 앞에도 지적했듯이 창세기에서 역사와 세상을 보는 관점은 어떻게든 다층적 관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세상에 인류라고는 아담의 몇몇 후손들 뿐이었는데 갑자기 결혼을 하고, 네피림이라는 존재도 독자들이 이해한다는 전제 하에 쓰이고,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이라고 굳이 구별해서 쓰는 것은 아담 가문의 역사가 모든 인류의 시작에 관한 모든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는 걸 말한다. 성경에 쓰이지 않았거나 인류 누군가도 이해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상과 역사는 전개되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시작했을 수 있다. 어디에도 명확히 그 설명이 없기에 합리성과 상상의 능력을 발휘해서 문맥을 읽어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노아는 하나님과 동행하고, 그 말씀에 따라 살았다. 안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살았는지는 모르겠다.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되긴 했다. 그러니까 사실 그가 좋은 인간이었다는 것 자체는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문제는 그게 중요한 점이 아니라는 것. 죄악이 넘치는 세상에서 노아와 가족들만 살아 남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건 그 이전 세상이 하나님의 의도와 달리 전개되었다는 뜻이다. 그게 중요하다.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는 엉망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