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육백 살

창세기 7장

by 나성훈

성경에 나오는 첫 홍수 당시 노아가 600살이었다는 믿기 힘든 문장을 새삼 되새긴다. 육백 살. 도저히 그건 믿을 수 없다. 신화적 존재에게나 그렇게 나이를 부풀려 이야기하는 거다. 그 말은 노아의 이야기가 전승이라는 뜻이다. 전승을 근거로 이게 사실이니 아니니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사실과 사실 아닌 것이 섞여 있을 것이다. 7장까지의 창세기에는 말이다.


창세기를 일종의 설화나 신화, 전승, 문학 같은 걸로 보면 기존 생각의 많은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 그 안에 깃든 풍요로운 상상을 우리의 가치 체계에 비교하며 읽을 수밖에 없다. 그대로 적용하다가는 바로 함정에 빠지게 된다. 교회나 신학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관점에서 상상과 은유를 많이 담은 텍스트로 창세기를 볼 수 있도록 직, 간접적으로 도와줄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사실 그런 식으로만 본다면 참 재미있는 전승이기 때문이다.


무리하지 않기로 한 밤, 하지만 일이 남은 밤, 내 안에 없는 것을 부풀리고-내게 겨우 있는 것을 끝까지 파먹으면서 살지 말자고 생각하는 밤.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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