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살피시고 들으시는....

창세기 16장

by 나성훈

잘 묵상해 놓은 본문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내게는 창세기 16장이 그렇다. '감찰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말을 하루 종일 여러 번 본 날. 이 본문을 묵상한 날은 그랬다. 위로가 되었고, 왠지 하나님이 나를 지켜보고 계시다는 느낌이었다.


오늘 그 본문을 다시 만났다. 사래에게 쫓겨난 하갈이 어느 샘 곁에서 여호와의 사자를 만난 날. 그날 사래는 여호와의 이름을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이라 부른다.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 참 따뜻하고 위로가 된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하갈이 사래에게 쫓겨난 이유는 자신이 아브람의 아이를 임신했으니 집안 내에서 사래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생각하고 사래를 멸시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멸시당했다고 사래가 느꼈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래 때문이다. 사래 때문에 하갈은 쫓겨났고 훗날 브엘라헤로이라 불리는 샘 곁에서 여호와의 사자를 만난다.


처음에 하갈을 아브람에게 들인 것은 사래였다. 아브람이 가나안 땅에 거주한 지 십 년 정도 되는 즈음. 하갈은 임신했고 사래를 멸시하다가 쫓겨난다. '사래가 하갈을 학대하였더니' 강한 표현이지만 성경은 사래가 하갈을 '학대'했다고 한다.

임신 중이던 하갈은 광야의 샘 곁에서 여호와의 사자를 만난다. 그는 하갈의 자손이 번성하고 그 수가 셀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약속을 준 뒤 사래에게 돌아가게 한다. 또한 새로 태어날 아들 이름은 '이스마엘'로 하라고 한다. 이스마엘은 '하나님이 들으신다.'라는 뜻이다. 멀리는 자녀를 갖고 싶은 아브람의 소원부터 가깝게는 하갈의 고통까지 하나님은 '들으시고', '살피신다.' 당장의 고통이 없어지진 않더라도 좋은 미래를 약속하신다. 그 희망이 있기에 하갈은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여호와의 사자가 말한 예언에 따르면 이스마엘은 '사람 중에 들나귀 같이 되고, 그의 손이 모든 사람을 치겠고, 모든 사람의 손이 그를 칠 것이며, 그가 모든 형제와 대항하여 살 것'이라 한다. 나중에 이스마엘과 이삭의 후손들 사이를 생각해 보면 이 예언의 진위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실제로 그럴 수도 있지만 편견에 의해 부당하게 쓰인 걸 수도 있다. 그건 좀 살펴봐야 한다.


살피시고, 들으시는 하나님. 하갈 같이 거친 인생에 그런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하다. 어려운 날에도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하갈과 이스마엘에는 종종 감정 이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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