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B] vol. 18

– 종속변수와 독립변수

by 나성훈

Book

1632년 무렵까지 조선이 취한 대외정책은 일견 절묘했다. 명과 후금 모두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조선은 삼국관계에서 ‘독립변수’가 아니었다. 명과 후금 두 강국 사이에 끼여 있는 약소국이자 ‘종속변수’였다. 따라서 조선이 두 나라 모두와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 병자호란, 335p


12866_1586616602.jpg


대부분의 문제는 내가 ‘종속변수’이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독립변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건 없죠. ‘종속변수’인 나는 눈치를 보게 되고, 내 뜻을 정확히 말하지 못하게 됩니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대부분 ‘종속변수’입니다. ‘독립변수’인 사람은 몇 없습니다.


‘종속변수’라고 해서 그것이 직업이나 위치, 계급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그 때문에 자연스레 자신을 ‘종속변수’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근본적으로 들어가보면 결국 마음의 문제입니다. 마음이 홀로 서 있는지 여부에 따라 ‘독립’ 혹은 ‘종속’ 변수가 됩니다.


한편,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마음을 굳건하게 먹고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변수’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환경의 영향이 있을테고, 어쩔 수 없이 끼어 있는 구조의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종속변수’로 살아야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정신 승리일 뿐이라도 사람은 날마다 작은 승리를 경험해야 ‘독립변수’로 나아갈 기회가 생겼을 때 한 번에 일어설 수 있습니다. 마음 속에서 이미 진 사람은 현실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종속변수’인지 ‘독립변수’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독립변수’로 살기 위해 자기 생각을 다듬고 바른 길을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총선과 세월호 6주기를 같이 맞이하는 주간입니다. ‘변수’에 대한 이야기는 이 국면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수 많은 정보, 특히 가짜뉴스에서 나는 ‘종속변수’인지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대부분 자신을 ‘독립변수’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삶의 결과로만 따져보면 그저 다른 사람의 의견, 가짜뉴스 따위를 은연 중에 받아 들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흔들 수 없게 ‘독립변수’ 인생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총선에 있어서 명확한 자기 의견을 갖고,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 연대의식으로 똘똘 뭉쳐 헛된 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람, 독립변수 같은 사람입니다. 부디 그런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Remember 0416, 한 번도 잊은 적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letter.B] vol.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