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B] vol. 46 - 룬샷 3 줄 정리
Book
1. 상분리: 룬샷 그룹과 프랜차이즈 그룹을 분리한다.
2. 동적평형: 양 그룹 간에 막힘없는 교환이 오간다.
3. 임계질량: 룬샷 그룹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크다.
- 룬샷, 411p
'룬샷'이라는 책을 읽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읽을만 했는데 뒤로 갈수록 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장황하게 사례를 늘어 놓아서 이 시간을 투자해 이 지면을 꼭 읽어야 하는지 분간이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뒤에 뭐라도 보석 같은 내용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얕은 희망을 갖고 꾸역꾸역 읽고 있습니다. 400 페이지를 넘어서야 정리 되는 내용을 만났습니다.
룬샷이 성장하려면 '상분리, 동적평형, 임계질량'이 필요합니다. 제가 볼 때 이 책은 이 부분으로 대부분 수렴합니다. 개념 하나 하나가 설명이 필요하고, 물리 개념을 경영에 대입하려니 사례를 길게 들어야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걸 통과하는 독서 경험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우리와는 거리가 먼 외국 사례로 가득 차 있어서 버티면서 읽어야 한달까요.
어쨌든 세 가지 개념으로 요약해 주는 부분을 만나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했습니다. 황당해 보이지만 어떤 상황에 꼭 들어맞아 대박 터지는 아이디어가 '룬샷'입니다. 그 룬샷이 터지면 이내 '프렌차이즈'라 불리는 일상적인 캐시카우들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기업이나 조직이 무뎌지는 순간은 이때 부터인데, 캐시카우들이 그럭저럭 돈을 벌어 오기에 더이상 혁신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혁신을 시도하는 사람이나 또 다른 룬샷을 키우려는 사람을 프렌차이즈에 속한 사람이 핍박하고 배제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나지 않는 그룹은 멈추게 마련입니다. 그때부터 이 '룬샷'을 돌아가게 하는 세 단계가 필요한데요. 그게 '상분리, 동적평형, 임계질량'입니다.
우선은 '룬샷'과 프렌차이즈 그룹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게 상분리입니다. 상분리가 유지 되기 위해서는 물과 얼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은 '동적 평형' 상태가 필요합니다. 이 상태가 유지되면 룬샷과 프렌차이즈 사이에 선순환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속성이 없어서 동적 평형 상태를 유지해줄 '임계질량' 즉, 투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투입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이 세가지 상태가 계속 되어야 아이디어와 캐시카우의 균형점을 유지하고, 기업이나 조직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장입니다.
기존의 경제 이론이나 경영 이론, 빅히스토리까지 저자는 '룬샷'의 안경으로 다시 들여다 봅니다. 동의가 되는 부분도 있고 지나친 일반화 같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자가 뛰어난 물리학자이자 경영자이기에 이 책에 쉽사리 반박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몇 년 후까지 '룬샷'이라는 책이 명성을 유지할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요즘은 몇 몇 책들에서 '상분리' 라는 개념을 사용하며 상황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게 하나의 트렌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렌드보다 중요한 건 실제로 효과가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과연 이 책이 현장에서 얼마나 가치있게 쓰일지는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케이스 스터디를 하며 자세히 공부하면서 읽어야 할 책인지도 모릅니다. 한 번 읽는 것만으로는 아직 진가를 모르겠습니다.
한창 성장하다가 갑자기 이유를 모르게 멈춰버린 그룹에는 '상분리와 동적평형, 임계질량' 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룬샷의 선순환을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겠습니다. 어쩌면 프렌차이즈가 장악해 버려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숨 쉬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시각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많은 개념이 그렇듯이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어서 꼭 이 개념이 아니어도 결국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은 있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이 책을 직접 읽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아니라면 이 정도 글로도 충분하지 않나 합니다. 한 줄로 요약하고 마치겠습니다.
룬샷의 선순환 = 상분리, 동적평형, 임계질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