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눈에 확 띄었다. ‘시민 횡재 전’이라니. 저 복잡한 문구와 배치를 뚫고 ‘횡재’라는 말이 쏙 들어왔다.
고급스럽다고 할 순 없지만,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감각을 가진 사람이 쓴 건 맞는 것 같다. 횡재, 좋은 걸 싼 값에 사니 횡재일 테고 거기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시민’이라는 말을 붙였다. 구글링을 한 걸까. 빅데이터를 쓴 걸까. B급으로 생각할 수 있는 최고 경지가 아닐까.
일하다 보면 그때그때 말을 만들어야 할 때가 많다. 웹사이트 배 너를 만들거나 온라인 광고를 만들 때가 주로
그런 경우다. 일정한 방법론이나 카피 제작법에서 쓰는 방식이 없진 않겠으나, 웬일인지 실무에서는 그냥 ‘감’에 의지해서 쓰는 게 대부분이다. 인터넷에서 자료조사를 하거나 책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바쁜 직장인에게 숙고는 무능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니까 분명 한 순간에 생각했을 ‘시민 횡재 전’처럼 길 가다 눈에 확 띄게 만드는 게 보통일이 아닌 거다.
카피 자판기나 공식이 있다면 누군가 발견해 줬으면 좋겠다. 그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시대에, 인공장기도 만들어 내는 시대에….
골프복을 살 일도, 소공동 롯데 호텔에 갈 일도 아마 없을 테지만 ‘시민 횡재 전’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