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빨 깨졌어.”

by 나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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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일이다. 평소 잘 뛰지도 않던 나는 웬일인지 그날따라 친구와 함께 잡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적당히 뛰고 잡히면 잘 끝났을 텐데, 그날따라 재밌게 잘 노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학교를 휘젓고 다니는 악동처럼 굴고 싶었다. 안 하던 일을 하면 문제가 터진다더니, 여지없이 일이 터졌다. 전력으로 뛰다 코너를 돌던 나는 넘어졌다. 얼굴을 땅에 박은 채로. 입술이 얼얼했다.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세상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랄까.


“너 이빨 깨졌어.”


앞니가 깨졌다. 처음 겪어 보는 일이어서 눈물이 났다. 깨진 잇 조각을 들고 화장실로 가서 상황을 확인한 후 치과에 갔다. 그때 내가 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냥 적당히 잡혔다면? 아니 바닥이 딱딱한 돌바닥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찰과상 정도로 끝났겠지. 그 후 오랜 치료를 했고, 이가 깨진 나는 마음도 쪼그라들어 버렸다. 달리는데도 과하게 신경 쓰게 되었다.


‘계단주의’


라고 써붙인다고 사람들이 조심하게 되는 게 아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뭐라도 하고 싶었겠지만 이미 넘어진 사람에게 그 문구는 씁쓸하고 쓸모없는 말일뿐이다. 계단에 스티커를 붙일 게 아니라 계단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금전적 지원을 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게 도와주어야 했다. 계단을 조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공염불은 이제 그만. 직장인들에게는 실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건물주들이 건물을 지을 때 계단이나 시설물 기준을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 사람이 안전하게 기거할 수 있도록 여 러시 설을 정비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모든 것을 개인의 주의 정도에 맞기나. 작은 장치만 개선해도 사람들이 다치지 않을 수 있다.


계단이라고 못할 게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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