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단편 04. 어제의 기분 좋은 영수증

by 합정사는여자

'아침 단편'은 아침에 일어나서 떠오르는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기록하는 글이다.

유익하거나, 잘 정돈된 글을 쓰지 않으려 하는 것이 기준과

눈을 뜨고 1시간 이내에 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01. 어제의 기분 좋은 영수증


기분이 좋다.

정확히는 어제저녁 7시 10분부터.

몇 주 전 구체적 정보도 없고 자기 성장이라는 해시태그뿐, 참여인원도 없는 운영되지 않고 있는 오픈채팅방을 발견했다.

채팅방을 소개한 몇 개의 키워드와 입장하고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몇 마디를 보고 판단할 수 있었다.

'이 사람 괜찮은 사람이다.'

바로 참가의사를 밝히고 참가비를 입금한다.

딱히 이유도 모르고 설명할 순 없지만 감적으로 알아차리게 된다.

어제의 모임은 '역시나'였다.

브랜딩 사업을 하는 1인 기업가가 이끄는 여러 모임 중 한 독서모임였다.

재미있는 건 모임을 기획하며 의도하진 않았던 부분이 특색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보통 이 모임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현실에 물음을 계속 갖거나, 현실에 합의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개선하고자 하는 성향들, 형태적으론 창업을 준비하거나, 사업가이거나 하는 사람들러 구성원을 이루어 가고 있다고 한다.


광고대행사 15년 차 크리에이터에서 1인 기업가가 된 리더, 모대기업의 부장과 수석, 인테리어를 시작으로 부동산 업계로 연결된 공간관리사, 디자이너 출신의 10년 차 판교의 개발자.

연령도 성별도 삶도 일하는 형태도 달랐지만

모임까지 오게 된 동기는 너무도 같았다.


3시간 동안 책은 챕터별 주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한다.

30분 이상의 스몰토크도 어려운 나에게 3시간은 매우 수월하다 못해 모자랐다.

하고 싶은 말, 할 수 있는 말들이 많았다.


'타인을 만나는 방식'

나는 늘 고민이었다.

왜 나는 사람들을 잘 만나려 하지 않았을까,

외로움이 종종 밀려올 때도 말이다.

마음 속에 친구로 점처둔 관계를 제외하곤 만나고자 하는 의지가 쉽게 생기지 않았다.

목적없이 만나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일상을 나누고 공감하는 그런 것들이 나는 어려웠다.

명확하게 운동을 함께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구체적인 행태라도 필요했다.

(이십 대 어느 날, 도서관에서 스몰토크에 관한 책을 보고 내가 스몰토크가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란걸 알곤 후에 스몰토크를 종종 연습해오며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 초기 과정 미숙했던 시절에 나는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불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사람으로 비춰졌을수도 있다.)

자연히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보다 혼자 다니는 시간이 많다.

나는 이상한 걸까 종종 물음이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났다.

리더장 또한 그러했다.

그녀도 목적있는 만남을 지향하고 시간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연결고리가 있는 지인들을 한번에 모아 만나고 친구는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는 것으로도 족하다는 것.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녔다.

그래 이렇게 확실하게 나로서 살아가보자.

유익한 관계를 늘려가보자.


'타인을 비난하지 말 것'

타이탄의 도구들 316p에 잠깐 나온 챕터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났지만 '타인을 험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타인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대상의 뒤에서 나누는 부분을 상당히 싫어하는 나로선 이 챕터에서 할 이야기가 많았다.

(타인의 이야기를 할 때도 간혹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그 대상자에게도 이야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다.)

기억을 짚어보자면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이 모여 특정 대상을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듣지 않거나 중재해왔다.

좋은 의도는 사람들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반 친구들은 그런 나에게 더 이상 속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었다.

학창 시절부터 회사 생활까지 나는 늘 그런 모습이었다.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적당한 수용도 필요하다지만, 내 기준상 그런 옳지 않은 흐름만큼은 합의하고 싶지 않았다.

모양새가 이렇다 보니 외롭고 힘든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서서히 쉬이 타인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관계들이 남기 시작했다.

만일 이야기를 한다면, 상황과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정리해 이야기하려하고 그것에 대한 의견을 묻고

답을 줄땐 무조건적인 서로의 편을 들지 않고 여러 가정을 두고 중립적인 의견을 주려한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지키려 함에도 불구하고 나도 타인을 비난한 경험은 있었다.


02. 메모의 기억

강박적으로 메모와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보면 학교를 가기 전날 밤, 다음날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메모장에 적어갔다.

대입 준비때 매일 기록한 아이디어집이 고향집에 쌓여있다.

이번에 고향에 돌아가면 그 메모장들을 백업해 둬야겠다.

아침에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나오면서 피식했다. 이 J 같으니.


03. 혼잣말 채팅방

최근 카카오톡 메인에서 소개된 #혼잣말을 키워드로 한 오픈채팅방들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독특한 주제라 문득 궁금해졌다.

다들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혼잣말을 타인에게 외치고 싶은 건지,

그리고 나는 얼마나 정제된 말을 하고 있었던 건지.


'아 머리 아파. 화내지 말아야지. 아니 네가 날 화나게 하지 마.

짜증나억울해. 쫀드기먹으니까 턱과 광대가 아프다.근데맛있다.

이거 100개사서 계속먹고싶다. 밥먹기 싫어.근데 이거 너무 단듯'


'아잘까, 졸려'


'계속이렇게하루살이처럼살것이냐, 이삶에만족할것이냐, 불안할것이냐,

다내선택. 거지같은삶도만족하면극락. ㅈ같다, 그냥, ㅅ발나보고 어쩌라고.'


생각보다 일상적인 푸념들과 가지가색 날것들의 거친 분노들, 그렇지만 그렇게 시작해서 긍정적으로 마무리된다.

인간은 분노를 고통으로 인식해서일까, 얼마지나지 않아 저렇게 스스로를 중화한다.

재미있는 의식의 모양들이다.

혼잣말방의 특성상 타인의 혼잣말에 아무도 답하지 않는다.

일련의 혼잣말들이 나열될뿐이다.


늘 긍정확언과 스스로 내 자신에 대한 칭찬을 혼잣말처럼 하고

타인의 힘든 말에 위로의 답변을 한 나는 어느새 강제퇴장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