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단편 #07.여성의 하드웨어

by 합정사는여자


여성의 하드웨어

1. 그날 전 하루이틀은 수면제를 먹은 듯이 정신없이 잠이 온다.

커피를 마셔도 이겨낼 수 없는 신체 리듬이다.

곧 다가오는 그날이 오기 전에 제약을 받는 것들을 빨리 해내려 한다.

그날이 시작되면 온몸이 천근만근에 사고가 멈춰버리고 때때로 형용할 수 없는 통증이 밀려들 때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아이러니하게 체력이 개선되면서 이런 상태는 3일에서 1일 정도로 단축되었다.

때론 너무도 괜찮은 때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매월 최소 2-3일은 허비하는 시간이 된다.


여성의 하드웨어를 갖고 삶을 운용하면 이런 변수점과 비효율성에 부딪친다.

일반적인 하드웨어로도 매일 기본적인 루틴을 이 악물고 해내야 하는 것이 인간인 것을,

여성의 하드웨어는 너무도 아름답고 많은 기능을 해내지만 더불어 이런 비효율성을 갖고 있다.

이번 생에 아쉬운 부분은 바로 이 요소지만,

보통 여성의 디폴트값보다는 높은 값을 가지고 태어나서

그래도 출발점은 다르니 감사히 여기고 이 또한 더욱 개선할 것이다.

이번 달도 잘 운용해 보자. 내 하드웨어.


2. 여성의 몸은 그날을 통해 매달 한 번씩 정기검진을 스스로 한다고 한다.

내가 지난 한 달 몸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 영수증을 받는 셈이다.

게다가 걸을 때도, 앉을 때도, 자는 시간마저도 흐르는 혈을 무시할 수도 없다.

나만 이럴까, 이런 불편함에 대해 쉬이 토로하지 못하고 이내 참고 머금고 집단에서 견뎌내는 걸까.

사실 우리는 몸의 사용법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아간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이번 삶에서 처음 운용해 보는 하드웨어에 대한 사용법이 필요할 것인데

우리는 이를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배워갈 뿐이다.

배우자 나의 몸을.



정제된 사람들

늘 바른 언어,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지향하며 올바름을 행동하는 정제된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것이 건강한 것일까.

타인을 향한 모습은 아닐까.

멀리서 텍스트로 그들의 삶을 보면서 이제는 의문이 생긴다.

과하게 정제된 것은 어쩌면 건강하지 않다.







'아침 단편'은 아침에 일어나서 떠오르는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기록하는 글이다.

유익하거나, 잘 정돈된 글을 쓰지 않으려 하는 것이 기준과

눈을 뜨고 15분 이내에 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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