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두려운 엄마의 죽음
고향에 얼마 만에 내려왔다.
오늘 차려져있는 간소한 아침 요기와 메모를 보고 한창 눈물이 났다.
언젠가 이 밥을 몇백억을 주고도 못 사 먹는 날이 오겠지.
작은 접시에 예쁘게 담아 예쁘게 메모를 남겨두신 우리 엄마는
평생을 늘 이렇게 따뜻하고 친절한 모습였다.
흐트러짐없이 소박하고 욕심없이 예쁘게 가꾸며 살아가는 엄마의 집에 가끔 올 때면,
너무 따뜻하고 예뻐서 한편으로 가슴이 미어졌다.
점심이 되면 돌아가는 세탁기 물소리와 섬유유연제향을 맡으며
소파에 누워 물잔상을 멍하니 바라본다.
중학교 땐 게임에, 고등학교 땐 공부도 아닌 연애에,
이후로도 줄곧 내 세상에 빠져서 이 장면들을 놓치고 살았었다.
요즘 키우는 화분 얘기들을 하실 때도
난 늘 내 연애사와 일 생각으로 귀담아듣지 못했었다.
가족도 영원하지 않은데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해서 집중하지 못해왔다.
어릴 적부터 갖고 있는 유일한 두려움이 나의 죽음,
그다음으로 엄마가 사라지는 순간였다.
익숙해져보려고 그날들을 종종 상상해보지만 도통 익숙해지질 않는다.
아마 그런 날이 온다면 내 세상은 완전히 무너지겠지.
그렇게 생각이 흐르다 보면
있지도 않은 자식의 죽음을 상상해 보게 된다.
얼마나 더 괴로울지 상상조차 어렵다.
소멸이란 가슴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