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자식관계, 친구들을 사귀면서 친구관계, 대학생활을 하면서 선후배관계, 직장생활을 하며 동료관계 등 수많은 관계 가운데 얽히어 살고있다. 인간이라면 이 얽혀있는 생태계 가운데서 혼자 살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수많은 관계들 가운데 가장 독특한 관계는 아마 '가족관계'일 것이다. 다른 관계들과 달리 법적으로 묶여있을 뿐더러, 일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관계이기에 그 어느 관계보다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여타의 다른 관계들은 법적인 얽매임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친구, 동료, 선후배 등 상대적으로 맺고 끊음이 쉬운 관계들은 자연스레 우리 삶에 스며들어와 또 어느 순간 사라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자연스럽게 맺어지는 관계들을 우리는 자연스레 받아들여왔다. 특히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 깊이감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때로는 가족들보다 더 깊이, 그리고 때로는 남보다 더 남처럼 멀리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얽매임이 없는 대신 그만큼 변화가 쉬움을 뜻하기도 한다.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관계들은 더 깨지기 쉬움을 의미하고, 필요에 따라 무엇보다 더 신경써야 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중요해지는 관계의 기준이 바뀌어간다. 친구들이 세상에 전부였던 대학생 시절에서 이제 나이가 들어 새로운 가족의 관계를 맺는 시기까지, 다수의 사람들의 상황은 제각각 변해가고 그에 따른 행동지침 또한 바뀌어 간다. 하지만 여전히 예전 혹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생각들은 변화에 따른 언행과 행동을 구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 관계는 깨지고 말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친구관계에 있어서 예전과 다름에 따른 고충을 얘기한 적이 있다. 예전만큼 친구들이 편하지 않고, 그 관계에 대해서 한번 더 신경쓰게 된다고. 나는 그분께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상황의 변화에 따른 나의 시선과 마음이 변화되다는 것은 매우 건강한 상태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 부분을 놓치고, 변화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체, 과거에 붙잡혀 있는 생각과 습관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지도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