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도 실력이야

by 필문

'다치는 것도 실력이야'. 어느 날처럼 러닝을 뛰던 도중 누군가 툭 뱉은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친구 두 명이 러닝을 뛰는 중 실력이 뛰어난 친구가 뒤따라 오는 친구에게 뱉은 말이었다. 저 말을 뱉은 친구의 의도는 무엇일까. 과연 '그러니 다치지 않게 조심해'가 일까 아니면 '그러니 완벽하게 달려' 일까.


'실수도 실력이다'. 언뜻 보면 굉장히 멋진 말이다. 실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완벽을 추구하라는 일종의 채찍과 같으니. 하지만 인생의 어느 정도 전환을 맞는 지금 저 말이 때로는 무섭기도 하다. 실수할까 두려워져 버린 나의 자아는 결국 실수하지 않으려고 발을 내딛지 조차 못하는 경우가 되어버릴 것만 같달까.


영화 '위플래시'가 떠오른다. 앤드류(극중 드러머)에게 가혹하리만치 완벽함을 원했던 플레쳐(극중 교수)는 결국 지독한 채찍을 통해 앤드류를 완벽에 가까운 실력으로 이끌어 낸다. 하지만 그 과정은 누구나 견딜 수 없었던 지옥 그 자체였던 탓에 플레쳐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게 된다.


나는 스스로에게 플레쳐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나 스스로에게서 완벽을 얻기 위해 과도한 스케줄을 소화시켰으며 때로는 그러한 행위를 즐기기도 하였다. 사실 그 이후 많은 경험을 통한 성장을 이룩하기도 했지만 누구에게나, 어느 때에나 그렇게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때로는 이러한 나의 모습에 기고만장해져서 열심히, 완벽을 추구하며 살지 못하는 자들을 비판한 적도 있었다. 그러한 교만은 결국 나 자신을 끌어내렸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 한동안을 헤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에서는 그 어느 정답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채찍이, 또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당근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나만의 시선으로 단편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에 조금은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나에게로 향하는 시선일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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