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와 루이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버킷 리스트>
은색 BMW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두 여성이 있습니다. 한 명은 ‘데루코’, 그리고 또 한 명은 ‘루이’입니다. 왠지 기시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맞습니다. <데루코와 루이>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오마주한 소설입니다. 두 작품 모두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데루코와 루이는 좀 더 사랑스럽고 소박합니다. 그리고 나이도 조금 더 많고요.
하지만 누구나 오늘은 처음이듯이, 데루코와 루이 역시 일흔 살은 처음입니다. 각자 작은 비밀을 가슴속에 하나씩 품고 그동안 살아온 곳을 떠나기로 결심한 두 여성에게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데루코와 루이>를 읽어보세요!
<데루코와 루이>가 탄생할 수 있었던 <델마와 루이스>뿐만 아니라, 영화 속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는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인생을 모험하는 데에는 성별도 나이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마음의 소리를 따라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사랑스럽고 유쾌한 주인공들을 만나볼까요?
<델마와 루이스>
Thelma&Louise/1993
절친한 친구인 델마와 루이스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주말 휴가를 떠나기로 합니다. 하지만 여행 중 만난 남성을 우발적으로 살해하면서, 그때부터 자유를 위한 여행은 비극적인 도주로 바뀌고 맙니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두 사람에게 수배가 내려지고 점점 좁혀져오는 수사망에 델마와 루이스는 결국 마지막 선택을 내립니다. 진정한 해방을 갈망했던 두 여성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요?
앞서 소개한 것처럼 <델마와 루이스>는 소설 <데루코와 루이>가 만들어지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영화입니다.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로드 무비의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영화는 수많은 골수 팬을 보유한 명작이기도 한데요.
보수적인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정주부 델마에게서는 데루코가,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독립적인 여성 루이스에게서는 루이가 연상됩니다. 델마와 루이스, 그리고 데루코와 루이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영화와 소설을 함께 비교해보면서 각각의 주인공들을 따로, 또 같이 느끼는 재미를 놓치지 마세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1992
1987년 출간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도서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늘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 양로원에 있는 고모를 뒷바라지하는 에벌린은 어느새 중년 여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년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투성입니다. 그러다 고모를 뵙기 위해 방문한 양로원에서 우연히 80대 노파 니니를 만나게 되고, 그녀가 들려주는 휘슬스톱 동네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영화는 크게 에벌린과 니니, 그리고 니니의 회상 속 등장하는 잇지와 루스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니니가 들려주는 잇지와 루스의 연대와 우정에 감명받은 에벌린은 잃어버린 삶의 의욕을 되살리고,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엉망이 된 몸을 가꾸고, 새로운 직업도 구하고요. 언제나 자신을 깔보는 태도로 일관하는 남편에게 존중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절망적인 시대를 겪어낸 용감한 두 여성 잇지와 루스,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에벌린과 니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무료하게 보낸 오늘이 조금 더 특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토마토 튀김은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해지고요!) 나이 차를 극복하고 각별한 친구가 된 에벌린과 니니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또 얼마나 멋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The Bucket List/2008
이번에는 남성 콤비의 우정 이야기입니다. 가정을 위해 한평생을 헌신하며 살아온 정비사 카터와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잭은 서로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뿐입니다. 같은 병원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터가 작성하고 있는 리스트를 보게 된 잭은 그것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카터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건넵니다.
바로 카터의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해보는 것입니다. 근사한 선글라스를 쓴 시한부 노인들의 모험 속에서 느껴지는 행복과 감동을 꼭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뭉클한 감동으로 어느덧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요. 영화의 흥행 덕분에 ‘버킷 리스트’라는 단어도 이제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합니다. 마음속에 자기만의 버킷 리스트를 담고 있기도 하죠. 우리의 삶은 유한하지 않습니다.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버킷 리스트 중 한 가지를 오늘 당장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명작 속 화려한 콤비를 자랑하는 주인공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동안 잃고 살았던 진정한 ‘나다움’을 발견한 것입니다. 버킷 리스트를 통해서, 여행을 통해서, 혹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결국 돌고 돌아 진짜 나를 찾아가게 됩니다.
델마와 루이스도, 에벌린과 니니도(잇지와 루스도), 카터와 잭도 모두 젊음이나 돈이 아닌,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에 진짜 행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누군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도통 모르겠다고요? 그렇다면 <데루코와 루이>의 두 주인공인 데루코와 루이의 삶을 들여다볼 것을 추천합니다.
평생 한 남자의 아내로만 살아온 데루코가 어떻게 스스로를 해방시키는지, 남들이 보기에는 자유와 사랑을 쟁취한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을 감추며 살아온 루이가 어떻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지 소설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어쩌면 이 대책 없이 귀여운 두 할머니들처럼 그저 맛있는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는 것만으로 단숨에 행복해질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