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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Oct 18. 2022

진정으로 이기적인 사람들

가짜 이기와 진짜 이기

이기적인 사람들은 참 많다. 지밖에 모르는 인간들, 이럴때는 인간이라는 표현도 잘쓰지 않는다. 지밖에 모르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보고 ‘것’이라고 표현하는건 인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려나? 아무튼 이기적인 사람들과 이기적인 ‘것’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의문을 던져보기로 한다. 이 사람들은 정말로 이기적인 사람들인걸까? 나는 아닌거 같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어떤가? 음.. 자기 것도 자기 것이고, 남의 것도 자기 것으로 여긴다. 다 내꺼다. 추상적인 것부터, 물질적인 것까지 전부 내꺼다. 지식, 이론, 타인의 감정, 생각, 다른 사람, 돈, 물건, 공간 그리고 음식도 말이다. 참 욕심들이 많다.


특히 음식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이기적이라고 한다. 내밥까지 다뺏어 먹는 사람들.. 나쁜 사람들.. 이기적인 사람.. 당연히 내 앞에 있는 음식을 다가져가는 사람은 이기적이다. 매우 실시간으로 이기적이다. 눈에 보이는 나의 것들이 빼앗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사람들이 정말 이기적일까? 이기적이라는 말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꾀함을 뜻한다. 하지만 음식을 혼자 다 먹는게 자신의 이익인가? 물론 미각을 충족시키므로 이익이다. 그리고 포만감도 느끼므로 이익이다. 남보다 많이 먹었다는 만족감 때문에 또 이익이다. 근데 정말로 이익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기는 한자어다. 이로울 리 + 몸 기가 합쳐진 단어이다. 몸에 이로워야 이기적인거다. 다시 생각해보자. 밥상의 밥을 혼자 다 쳐먹으면 이익인가? 사실상 개손해다. 오징어 게임처럼 벙커 같은데 감금 당해서 사람들이 하나둘 굶어죽는 상황이 아니라면 개손해다. 개손해인 이유를 하나씩 알아보자.


일단 일반 식당에 몸에 좋은 음식이 많지 않다. 각종 화학조미료, 설탕많이, 소금많이, GMO 등 맛을 내기 위해 온갖 것을 다 넣는다. 문제는 그게 맛이라고 부르기도 뭐하다는거다. 화학조미료 중 일부는 맛을 내는게 아니라, 혓바닥의 미뢰를 열어젖힌다. 맛을 느끼는 감각기관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맛인가? 감각 도핑인가? 아무튼 이런걸 많이 먹는다면 이익이 아니다. 개손해다.


일단 과식이기 때문에 개손해다. 과식은 몸에 상당히 좋지 않다. 여러가지의 소화액이 필요하다. 간을 비롯한 소화기관은 엄청나게 무리를 한다. 소화하는데 에너지를 다쓰게 된다. 그리고 몸에 힘이 없어서 퍼질러 잔다. 시간이 날아가다. 개손해다.


그리고 섞어먹으면 독소가 많이 생긴다. 당독소라는 말이 있다. 최종당산화물이라고도 한다. 우리 몸의 노화와 당뇨병과 관절염과 성인병의 주범이다.이 친구는 설탕분자와 단백질, 지방이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생각해보자. 냉면에 밥먹으면서, 고기 굽고, 달달한 커피 한잔 때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의 몸은 당독소의 파티장이 된다. 그러므로 개손해다.


그렇다. 이기적인 사람들이 사실 이기적이 못하다. 특히 음식에 욕심이 많아, 혼자 다 쳐먹는 사람들은 이기적이지 않다. 자기 몸에 이익이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혼자 다 쳐먹는 이기적인 사람과 같이 밥먹은 사람은 건강해진다. 적어도 당독소의 과도한 생성을 잠시동안 면한다. 그렇다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이타적이라는 말도 못든다. 욕만 먹는다. 욕먹어서 오래살지도 모르겠다.


결국 파국이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사실 이기적이지도 못하고, 자기 몸만 망치고, 욕까지 먹는다. 그러니 제발 내 앞에 음식을 타인과 나누길 바란다. 내 몸도 건강해지고, 욕도 안먹고, 칭찬을 듣는다. 이기적일거면 조금은 영리하게,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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