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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Oct 19. 2022

가을이라 외롭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독고다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 대부분의 지식을 유튜브나 책으로 습득한다. 밥도 거의 혼자 먹는다. 산책도 혼자 한다. 명상도 혼자 한다. 잠도 혼자 자고, 취미 생활도 혼자 즐긴다. 술집에도 간혹 혼자 간다. 그래서 독고다이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외곬수라는 말도 들어본 것 같다. 그렇기도 하다. 나는 군중에 섞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그렇지만 ‘외롭다’는 감정을 많이 느끼지는 않는다. 사실 나는 어떤 순간에도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나 홀로 사는게 아니다. 내가 물리적인 공간에 혼자 있다고 해도, 사실 혼자가 아니다. 인간은 혼자일 수가 없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유튜브를 본다. 이때의 나는 혼자인가? 아니다. 책과 유튜브의 제작자에게 배우고, 끊임없이 대화한다. 물어보기도 하고, 반박하기도 한다. 유튜브의 경우엔 댓글을 달기도 한다. 책의 저자가 물리적 실체로써 손에 잡히진 않지만, 나는 그들과 상호작용 한다.


혼자 가만히 앉아 명상을 한다. 이때의 나는 혼자인가? 아니다. 명상을 할때의 나는 나를 관찰한다. 또는 관조한다. 관찰자와 대상이 분리된다. 나혼자 분신술을 쓰는 거다. 나는 나와 함께 한다.


밥을 혼자 먹는다. 밥의 재료는 누가 만드는가? 밥은 또 누가 만들었으며, 반찬은 누가 만들었는가? 내가 지금 먹고 있는 밥은, 내가 지금 먹고 있는 한 끼는 수 많은 사람들의 노동의 결과다. 감사함을 느낀다. 나는 밥을 먹을때 나를 비롯한 수 많은 노동자들과 함께한다.


그러므로 나는 혼자가 아니다. 당신도 혼자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혼자가 아니다. 완벽한 고립은 인간에게 일어날 수 가 없다. 근데 가을이라 그런지.. 쪼께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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