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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Oct 20. 2022

수면부족의 감사함

시간의 여유에 느낌에 감사를 느낀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5시 전에 회사로 간다. 지금도 회사에서 글을 쓰고 있다. 출근 시간은 9시다. 나는 4시간이나 많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잠도 원래 10시 ~ 11시에 잤는데 지금은 12시에 잔다. 계산하면 퇴근 전 4시간의 여유시간과, 퇴근후 5~6시간의 여유시간이 생긴다. 합치면 9시간 ~10시간이다. 인간에게 시간은 생명이고, 생명은 돈보다 비싸다. 시간과 생명에 여유가 있다는게 감사하다.


마음의 여유에 감사를 느낀다. 시간에 쫓기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이 줄어든다. 자신이 부쩍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면, 마음의 여유가 없는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원래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 않는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전화나 찾아오는 사람을 막지 않는다. 사람을 만나는데 필요한 시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명상 상태가 지속됨에 감사를 느낀다. 사실 4시간 자고 살아간다는게 쉬운일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는것부터 내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사실 눈떠있는 모든 시간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코르티졸과 아드레날린이 몸에서 계속 분비되는게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평화를 느낀다. 몸에서 나오는 흥분과 스트레스 호르몬을 중화시키는 작업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호흡을 명상을 안하면 스트레스를 버티기 힘들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에 안전핀을 계속 뺐다 꽂았다 하는 느낌으로 살아간다. 고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선, 명상도 잘하지 않는다. 너무 너무 너무 힘들때 우리는 마음의 안식을 찾으러 간다. 그래 수면 부족은 고통이라면 고통이다. 하지만, 명상을 지속해야하는 충분한 동기가 된다.


하고 싶은걸 다하는 게 감사하다. 나는 하고 싶은게 많다. 요즘 기타를 배우고, 노래 연습도 하고 있다. 아침에 글도 써야 하고, 그림도 하루에 한장씩 그린다. 춤도 유튜브로 하루에 하나씩 배우고 있다. 요가는 5년째 거의 매일 하고 있고, 캘리스데닉스도 주 5일제로 하고 있다. 물론 일도 한다. 9시간 자면서 이걸 다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다하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이지만 매일 향상됨을 느낀다. 나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술을 어느 정도 배우고 싶다. 비록 모든 기술이 취미 수준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다양한 기술은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나는 물질적으로 풍성한 삶보다는 질적으로 다각적이고 풍성한 삶을 살고 싶다. 수면을 줄이면 모든게 가능하다.


스트레스가 오히려 줄어든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근원을 파고 들어야 한다. 스트레스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해야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게 있다면, 돈의 양이 부족한지 생각해보라는 말이 있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면, 해결하는데 필요한 시간의 양이 부족한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요즘은 어떤 문제든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해서 해결해버리고 있다. 근본적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있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스트레스가 덜하니까 더 많은 시간을 깨어있을 수 있고, 다시 또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생긴다.


내가 나를 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나는 나에게 수면시간 만큼은 바꿀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어릴때부터 엄청 많이 잤다. 고등학교때는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잠을 잤다. 아무도 깨우지 않았다. 친구들은 나를 원래 저런 인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군대에 가도 수면시간을 바꿀 수는 없었다. 군생활 2년 내도록 잠을 못자서 너무 힘들었다. 나는 잠을 많이 자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해보니까 수면 시간도 줄여진다. 나는 원래 9시간을 자야해! 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 이제 뭐든 버릴 수 있을 것 같고, 뭐든 할 수 있을것만 같다.


수면 시간을 줄인 나는 여러가지 감사함을 느낀다. 토요일에는 6시간 정도 자는데 이때 엄청난 감사함을 느낀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참 희한하다.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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