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정말 딱하다.
너나 할 것 없이 딱하다.
이유는 이러하다.
인간은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기 힘들다.
하다못해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된 계기는 명상 어플 'Calm'때문이다.
명상을 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명상도 언어로 배우는 구나.
자존감 명상, 불안 명상, 스트레스 해소 명상, 번아웃 명상 등등
전부 언어로 배운다.
감정을 느끼고 해소하는 방법도 배우고,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고통을 덜받는지도 배우고,
내몸을 느끼는 고유수용감각도 배운다.
근데.. 이게 참 씁쓸하다는거다.
배워야만 감정을 느끼고 해소하고,
배워야만 명상을 하고,
배워야만 고통을 덜받고,
배워야만 내몸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씁쓸하다.
언어화, 숫자화, 개념화되지 않으면 느끼는거 자체가 힘든 인간
언어를 한번 배우면,
언어로만 생각하고,
언어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가,
언어의 미로에서 길을 헤매고,
언어에 질식해 죽어버리는 인간,
언어의 미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언어의 실타래를 다시 풀어야만 하는 인간
그래서 다시
내 마음을 개념화하고,
내 감정을 수치화하고,
내 개성을 유형화하고,
내 생각을 문자화해야
나라는 인간을 조작해 어떻게든 살아나갈 수 밖에 없도록
그렇게 세상에 던져진 존재들
그런 인간, 인간들, 그리고 나
하지만 어쩔수 없이
사회화가 되어버렸고,
언어를 배워버렸고,
문자를 배워버렸다면
하나라도 더 배워서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명상해서
더 많은걸 느끼는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책이나 보자..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