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여울

“새해 첫날은 빈 노트의 안 표지 같은 것,

쓸 말은 많아도 아까워 소중히 접어 둔 여백이다.”

_설날, 오세영


설날 아침입니다.


하얀 눈밭처럼

아직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하루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하루가 모여

또 다른 365일이 됩니다.


새해의 첫 장을 펼치며

무엇을 더 채울지보다

어떤 마음으로 시작할지를

먼저 떠올려 봅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좋고,

크게 이루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그저

마음 한켠을 맑게 비워

고운 말 한 음절,

따뜻한 시선 하나로

단정하게 시작하면 충분하겠습니다.


눈 덮인 산과 들이

‘신의 비어 있는 화폭’ 같다는 시인의 말처럼,

우리의 한 해도

비어 있어 오히려 충만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날 아침,

가족과 웃음 나누시고

다가오는 날들이

맑고 넉넉하며 단단하기를

마음 깊이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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