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똥_권정생작가

by 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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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똥_권정생작가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어요.

“너는 뭐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래에…… 그렇구나……”
강아지똥은 민들레가 부러워
한숨이 나왔어요.

“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민들레가 말하면서 강아지똥을 봤어요.
“…….”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된다고?”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벌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결국 용기를 얻은 강아지똥이
그녀의 거름이 되어주기로 하여
그날 밤 내리는 비와 거름이 된 강아지똥 덕분에
꽃을 피우게 됩니다.

<강아지똥_권정생 2014>


與鬱의 生生知音

보슬보슬 봄비처럼
이 이야기는
가만가만 마음에 스며듭니다.

아무도 눈길 주지 않던 강아지똥이
자기 있을 자리를 묻습니다.
‘나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고요.

민들레는 말합니다.
아름다움은 혼자 피어나는 게 아니라고.
햇볕과 비, 그리고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기꺼이 썩어줌’이
함께해야 꽃이 된다고...

그 순간,
강아지똥은
자신의 존재가 '부끄러움'이 아니라
누군가의 ‘필요’라는 걸 알게 됩니다.

우리는 자주
빛나는 자리만 꿈꾸며
지금의 나를 하찮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아침,
이 이야기가 말해줍니다.
‘지금의 내가 누군가의 봄이 될 수도 있다’고

당장 꽃이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누군가의 뿌리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하루.

그 하루도
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의미깊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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