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

by 여울

엄마의 마음_전이수

제 셋째 동생 유정이가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언제 한 번 엄마가
유정이 학교 데려다 줄 때
따라간 적이 있는데,
어떤 엄마가
형을 학교에 들여보내고
한참을 뒤에서 지켜보더라고요.

그때 그 광경을 보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났어요.
학교가 아니라,
그 길이 앞으로
그 형아가 혼자 걸어가야 할
인생길이라고 생각했을 때,
뒤에서 보내는 엄마의 마음에는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의 눈물이에요.

그 엄마의 마음을
그림에 담고 싶었어요.

與鬱의 生生知音

전이수 그림
'엄마의 마음'을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하고 보았습니다.

그림을 오래 바라보다 보면
비로소 보이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앞서 걷는 아이는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라는 것.

그 길이
앞을 보지 못한 아이가
앞으로 혼자 걸어가야 할
‘인생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 그림의 무게는
전혀 다른 결로 다가옵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아이 혼자 먼저 걷게 두어야 하는
엄마의 마음.

넘어질지도,
길을 잘못 들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끝내 한 발 뒤에 머물러야 하는 선택.

전이수 군은
그 엄마의 마음을
말 대신 침묵으로 전해줍니다.

사랑은 늘
앞에 서서 끌어주는 힘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그림 속 엄마의 사랑은
아이보다 뒤에 서서
세상을 대신 봐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음을 견디는 마음입니다.

도와주고 싶지만
대신 걸어줄 수는 없어서,
손을 잡아주고 싶지만
끝내 놓아야 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보는 일만이
남아 있는 엄마의 자리.

어쩌면
부모의 사랑이란
아이를 세상으로 밀어내는 용기이자,
그 밀어냄이
평생 마음에 빚처럼 남아
겹겹이 쌓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배웁니다.

그래서 더 많이 기도하게 되고,
그래서 더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이 그림 속 엄마는
아이를 보내고 있지만
마음을 거두지는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실처럼
끝까지 연결된 채로 말입니다.

오늘 아침,
혹시 내 곁에도
앞을 보지 못한 채
자기 삶을 걸어가야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조급하게 앞서 가기보다
조금 뒤에서
그가 넘어지지 않는지만
살피는 용기를 배워봅니다.

사랑은
붙잡는 기술이 아니라
보내주면서도 끝내
눈을 떼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이 그림은
아무 말 없이 가르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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