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 이야기 #21
요즘 브런치에 열심히 육아 휴직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아빠가 쓴 육아 이야기가 궁금했다. 엄마들이 쓴 육아 관련 글이야 차고 넘치지만 과연 아빠의 육아란 뭘지 궁금해 찾아보던 중 눈에 띄는 책을 발견했다.
저자는 말 그대로 85년생 아빠가 생각하는 것, 육아에 대한 가치관,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또 키우고 있는지 같은 내용들을 책을 통해 써 내려간다. 글솜씨가 아주 좋아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을 이미 책에 다 써 놓으셔서 나의 글쓰기 의지를 꺾으셨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좋다.
많은 양의 내용을 여기 옮겨 적을 수는 없어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책의 1장에서 작가님은 아빠 육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엄마'라고 얘기하신다. 어쨌든 대부분의 아빠는 주양육자가 아닌 보조 양육자가 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와이프를 잘 돌보는 것이 육아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하시고, 이 부분은 100% 동의하는 부분이다.
보조 양육자 아빠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주 양육자인 엄마의 마음을 잘 살피고 돌보는 일입니다. (...) 아내의 하루가 어땠는지 일상적인 대화도 중요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살피기 위한 대화는 더 중요합니다.
사실 나를 포함 대부분의 아빠는 육아라고 하면 아이'만' 떠올린다. 그러다 보니 와이프가 뒷전이 될 때가 많은데, 아이를 위해, 우리를 위해 좀 더 와이프를 보살피고 사랑하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아이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줘야 된다는 얘기에도 공감했다. 이는 이적의 엄마로 유명하고, 아들 셋을 서울대로 보낸 박혜란 님의 의견과도 동일하다. 그녀도 아이들을 '부모가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인격체'로 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소한 약속들을 기억하고 지키고, 미안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표현하고, 과정에 대해 칭찬하는 등 실천해야 될 부분들이 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론은 '나랑 같은 인격체'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물론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이지만 최소한 노력이라도 해서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싶다.
와이프가 휴가를 떠나고 며칠간 딸아이랑 둘만 있으면서 여러 순간 고비가 왔었다. 솔직히 짜증도 나고, 답답하기도 하고, 속이 터질 것 같단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아빠에게 오는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며 오늘도 잘 놀아봐야겠다고 또 다짐했다.
유치원생, 혹은 초등학생 정도를 둔 아빠라면 꼭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정말 좋은 책이고, 단순히 한 사람의 의견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여러 서적, 연구 결과들도 인용을 해 더 객관적인 책이 만들어져 읽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