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맹랑한 신화와 전설이 내 인생의 자서전이라면?
그 유명한 아더왕의 전설… 원탁의 기사, 엑스칼리버, 대마법사 멀린…
이 믿지 못할 전설은 웬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요즘에는 구전으로만 전해져 오던 이야기를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 여러 형태의 미디어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이야기가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영국(구 아발론)을 통일하고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해줄 전설의 왕은 신이 직접 선택한 <아더왕>이었고, 충성을 다하는 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혼란의 시대에 대통합을 이루게 된다. 이때 함께 등장하는 대마법사 멀린의 캐릭터가 좀 더 극적이고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이야기의 흐름에 결정적인 MSG가 되어주는 것 같다.
여느 신화나 전설의 이야기와 그 골조가 다름이 없는 ‘HERO’ 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흔한' 이야기는 아더왕이 나타난 기원후 5세기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큰 흥미와 삶의 동기부여가 되어왔다. 특히, 아더왕의 이야기는 영국뿐만 아니라 ‘유대인', ‘로마', ‘기독교' 등 다양한 문화와 지역의 특수성이 합쳐져 전 유럽을 통합해주는 ‘힘'이 되었다. 그냥 듣게 되는 흔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단군신화’라는 우리 민족의 근원을 알려주는 신화가 존재한다. 그저 구전으로만 이어졌던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남녀노소 누구나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하나의 ‘동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보면 내가 역사학자나 소설가는 아니지만 신화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힘’을 주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토테미즘, 샤머니즘, 애니미즘 등의 장치들이 쓰여 있지만 과거에 내가 태어나기도 전… 어쩌면 이러한 일들이 벌어졌고 그 엄청난 힘에 의해서 나의 조국이 생겨났으며 내 뿌리가 그러하니 나 또한 어떤 커다란 근원적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며 이런 가정 만으로도 뭔가 알 수 없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한편, 젊은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을 보더라도 그 이야기의 밑바탕은 신화나 전설이다. 거인족, 요정, 기사들이 캐릭터이며 여러 가지 신비한 장비와 도구를 얻고자 노력하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수련하며 자신의 가치(레벨)를 높인다. 몇천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과 신화 안에서의 장치는 아직까지도 통한다는 말이 되겠다. 그저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가정 자체만으로도 이글의 주제를 뒷받침 하는 의미가 있다.
게임 안에서의 또 다른 ‘나'는 여러 가지 수련을 통해 신비롭고 재미있는 일을 행할 수 있다. 동물을 공격할 때 더 화려하고 신비로운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1명 vs 30명의 싸움에서도 칼 한 번을 휘둘러 한꺼번에 그 많은 적을 물리칠 수도 있다. 이렇게 상상 속의 ‘나'를 통해 짜릿함을 경험하고 더 좋은 ‘나'가 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단순히 ‘게이미피케이션' 적인 장치에 현혹되었다기엔 ‘리얼리즘'에 기반한 게임들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에서 이견이 제기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원탁의 기사를 거느리고 대통합을 이룬 ‘아더왕'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현란한 마법을 부리는 게임 속 마법사가 바로 현실의 ‘나’라면?
일단 말도 안 된다.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하루하루 살기 바쁜 이 현실 속에 ‘운명'이니 ‘마법'이니… 이게 다 무슨 소용인지? 그런 생각할 시간에 요즘 부동산 시장 동향에 더 관심을 갖는 게 낫지 않을까? …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바로 ‘신화를 통한 동기 부여’이다. 그것이 사실이고 현실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현실의 나에게 크나큰 힘이 되어주는 밑바탕이 되어준다면 이 각박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좀 더 진취적이고 능동적으로 살 수 있지 않을는지..?
실제로 각 나라의 신화와 전설은 국민들의 힘든 시기에 힘을 주는 형태로 변형되었고 더 널리 퍼졌다고 한다.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이 이를 통해 마법을 탐구한다거나 초월적인 힘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하나의 희망이었고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멘토였던 것 같다.
나 또한 얼마 전 ‘장-마르칼’이 지은 <아발론 연대기>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나는 고대의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운명적으로 신에게 선택받은 아더왕은 자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충실하고 건실한 동료들과 진실된 관계를 맺는다. 더 현명한 판단을 위해 심신의 수련과 지식의 습득을 게을리하지 않고 끊임없는 훈련으로 강한 왕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더왕을 보며… 현실의 ‘나'도 내 인생에서 선택받은 주인공인데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 들었다. 나아가 아더왕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수련이 있다면 나도 내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무언지 모를 힘이 솟아난다. 복잡하게만 보이던 인생의 모습이 단순해지고 명료해지며, 그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다.
훌륭한 업적을 남긴 영웅들의 위인전에서 얻는 그런 감흥과는 조금 다르다.
요지는 내 인생을 복잡하고 어렵게만 생각하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그냥 한번… 단순하고도 초월적인 모습을 덧씌워 ‘엄청난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춘 나'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내가 흙수저 이고 취업을 하지 못했고 인생에 절망뿐이다 라는 현실에서 벗어나 이러한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들고 알 수 없는 힘이 난다. ‘면접에서 떨어진 건 내가 꼭 겪어야 할 시련', ‘내가 지금 돈이 없는 건 훗날 내가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 ‘하지만 내 인생은 아더왕처럼 언젠가 큰 성공을 거둘 것!’… 이러한 생각은 삶의 장애물들을 넘어가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에서 나아가 나를 ‘초월적인 존재’로 인식해보는 것!
당신은 이제 자존감-만빵-풀파워 아더왕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명심할 것! 당신은 선택받았다… 지금의 시련은 훗날 성공을 위한 필수 과정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