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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Mar 27. 2018

외로워해도 좋습니다. 다만,

흔히 하는 착각 중에 하나가, 외로움을 느끼는 게 부정적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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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배고픔을 느낀다는 것은 단순히 식욕 때문에 느끼는 것만은 아니다. 

당신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을 섭취하라고 몸에서 보내는 신호이다. 허기를 느끼지 못하면 당신의 몸이 고장 났다는 증거다.


외로움도 비슷하다. 당신에게 사람에게서 받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마음에서 보내는 신호다.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아주 긍정적인 현상이다.

다만 배고픔을 느껴도 인스턴트식품으로 채우는 사람과, 웰빙푸드로 채우는 사람의 차이가 있다.

외로움도 같다. 그 외로움을 결국 어떤 사람을 통해 어떻게 채우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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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외로움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종류의 사람이다. 

외로움을 느끼긴 하지만, 외로움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

외로움을 해소하는 과정이, 말라있는 화분에 필요한 물을 주는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외로움 자체를 해소하려 하기보다, 자신이 지금 느끼는 외로움의 색깔을 먼저 이야기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당신의 외로움을 채워줄 수 있다.

외로움은 사람으로 채우는 게 맞다. 하지만 일시적인 육체의 즐거움과 말 몇 마디로 채우려는 사람은 오히려 더 큰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서 물이 없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은 행동이랄까.

그리고 알겠지만 바닷물은 마실수록 당신을 더 목마르게 만든다.


외롭다고 누군가와 원나잇을 하는 행위는 나쁘다기보다, 그게 당신을 더 목 말라죽게 만드는 게 문제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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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외로움과 같은 종류의 감정 기복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기복이 얼마나 빨리 원래 감정 상태로 돌아오느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외로움은 당신뿐만 아니라 모두 매 순간 느끼는 흔한 감정이기 때문에.


고로 외로워해도 좋다. 다만 그 외로움을 채울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할 뿐이다. 

그래야 바다 한가운데서 바닷물을 마시려 들진 않을 테니까.

물이 넘쳐나는 곳에서 물이 없어 죽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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