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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May 30. 2018

내 로 남 불

내로남불은 과학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 이하면 불륜)

사람들은 남의 발 냄새나 방귀 냄새는 맡는걸 극도로 싫어하면서, 스스로의 냄새를 맡을 때에는 그만큼의 부정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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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성과 연락하면 인간관계 유지이고, 내 연인이 이성과 한 번이라도 연락하면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인간은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논리가 결여된다.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수입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쓴다고 생각한들, 당신의 지출은 줄지 않는다.


내 입장에서는 이런 모순이 인간에게 주어진 특질에 가깝기에,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딱히 큰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이런 비이성적인 판단들로 사랑이 싹트기도 하고, 동물이 할 수 없는 헌신적인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하니까. 


문제는 타인에게만 엄격할 때 이다. 내가 보는 인터넷 댓글은 이런 사람들이 대다수다. 자신의 할 일은 안 하고 인터넷에 댓글이나 달고 있으면서 남의 인생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걸 보면 참 같잖다.

논리적 인척 타인의 매사에 민감한 사람 치고 자신의 일에도 엄격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진짜 명석한 사람은 그딴곳에 시간을 쏟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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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성향을 취하는 편이지만, 특정 인간에 대한 분석이 내 감정을 크게 흩트리진 않는다.

나무나 바위같은 사물을 볼 때처럼 딱 내가 느끼는 소감만큼. 그 이상의 감정 소모를 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는 그이고 나는 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볼 때를 떠올려보자. 우리는 드라마를 볼 때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몰입시켜 상황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악역을 맡은 배우가 정말 못돼 보이고 심지어 증오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연기는 연기일 뿐인데. 

다만 드라마는 그렇게 봐야 재밌는 게 맞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다. 현실은 무엇보다 자신을 관조하는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서 개선점이든 문제든 발견이 되니까. 그런데도 타인에게 필요 이상의 관심을 쏟거나 감정 소모를 하는 경우가 많다. 

티비를 너무 많이 보는 사람들이 그렇다. 타인의 사건과 빈틈에 집중한다. 

그게 마치 자신이라는 인생 스토리에 중요한 일 마냥 취급한다. 사실 아무 쓸데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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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은 누구나 지금도 조금씩은 한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당신에게 겸손함이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다.


겸손하다면 나의 실수도 같이 볼 것이며 /  겸손하지 않다면 타인의 실수만 보일 것이다.

겸손하다면 나의 실수도 늘 있다는 걸 감안할 테니 / 타인의 실수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된다. 

고로 타인의 실수나 잘못에 쉽게 호들갑 떠는 사람의 특징은 겸손이 결여된 거다. 그런 사람은 당신이 조금만 실수해도 다른 곳 가서 호들갑 떨며 욕할 사람이니 멀리해라. 


타인의 불륜은 나의 로맨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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