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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Aug 03. 2018

쿨하지 못하다 표현하는게 쿨한거다.

쿨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가 쿨한 편이라고 이야기하며,

진짜 쿨한 사람은 자기가 쿨하지 못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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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줄에 담긴 함의는 상당하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이고 상당히 지질하다는 전제를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되려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쿨한 사람이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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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인 동성친구들 다섯 명이서 의기투합하는 모임이 있었다. 그들은 상당기간 솔로로 지내며 함께 많은 문화활동을 즐겼다.

그러던 중 A라는 친구 한 명이 연애에 성공해서 자신의 연인과 노느라 그 모임에 자주 빠지게 되자, A를 제외한 만남 가운데서 A가 너무 의리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우연히 그 이야기를 듣게 된 A는 해명하고 싶지도 않아서 더 이상 그 모임에 참여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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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황은 굉장히 흔한 케이스다. 인간은 항상 자신의 상황에 맡는 저울질을 하기 때문이다.

우정 VS 연애를 저울질했을 때 모임에 나오지 않은 A는 아주 의리 없는 나쁜 년으로 찍힌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B C D E 누구라도 솔로를 탈출했을 때, 저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거다.  


우정과 연애 사이에는 아주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우정은 그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만, 연애의 형태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혼으로 형태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내 인생을 책임지고 함께해줄 사람인가를 테스트하는 것이 연애다. 수치상으로 절대 비교하긴 어렵지만 보편적으로 연애가 영위되는 형태는 우정보다 훨씬 집착스러워야 하고 한쪽이 매달리는 쿨하지 못한 만남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을 이해하는 사람은 쿨한 사람이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쿨하지 못한 사람이다.


연애를 하면 사람은 바보가 된다. 돈과 시간을 마구 쏟아붓는다. 누가 봐도 비효율적이고 비논리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그런데 그게 연애다. 쿨한 연애라는 건 없다. 연애는 쿨하지 못해야 정상이다.

내 연인이 다른 이성과 놀면 당연히 집착도 되고 맘도 상해야 하는 것이며, 자주 못 볼 때 서운해하는 것도 당연한 거라는 거다.

연애는 쿨해서도 안되고 쿨할 수도 없는 문제다. 이건 누군가의 인정해주느냐 마느냐 범주의 문제가 아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A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연애나 학위를 따기 위한 공부처럼 한없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거다. 그러니 내가 이기적이어야 할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그리고 그것을 깨끗하게 인정해주는 주변의 모든 관계들도 진정 쿨하다고 볼 수 있다는 거다.


뭐든지 양보하고 남들 원하는 대로 다 맞춰주며 살아주는 건 쿨한 게 아니다. 멍청한 거다.

진정 쿨함은 [각자의 삶이 쿨하지 않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 ]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는 관계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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