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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un 12. 2017

소비자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시장을 갖는다

소비자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시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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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 보면, 상점들이 50% 할인이라는 문구를 적어 붙여놓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이 숫자 앞에 "~" 이  물결 표시 하나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파는 물건 몇천 개 중에 단 한 개만 50프로 할인이 가능한 것 이더라도, 대문짝에 50% 할인이라 크게 써붙일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상 들어가 보면 10~20% 할인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어도 소비자는 항의할 명분이 없다. 이 잔인한 물결 표시 하나 때문에. 그래도 늘 명시적 할인율은 우리의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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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애초에 세일을 하지 않는 품목은 소비자들이 구매 자체를 잘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일정 기간 지나면 세일을 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고, "미리 사면 호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규모가 있는 곳부터 영세한 업체들까지, 최근에 주로 가져가는 생존전략을 네 글자로 표현하자면 "조삼모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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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은 애초에 정가 자체를 높게 잡아버리고 할인율을 높게 때려서 구매를 유도하던지, 아니면 팔릴만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제조 원가 자체를 낮게 잡아버린다. 그런데 문제는 후자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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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경험에서 비롯된 안목만 있다면 명시된 할인율이 실질 할인인지 아닌지를 개인이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후자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애초에 "판매"만을 목적으로 한 방법이기 때문에, 생산품의 만듦새가 엉망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실질 가격을 속이는 업체는, 소재 또한 속일 수 있고, 심지어 만드는 방법이나 생산국 가도 속일 수 있다. 

혹은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전문용어를 마구잡이로 차용하며 고객 체감 가치를 높게 잡아버리는 방법도 있다.

나 역시 패션잡화류를 취급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제품을 봤을 때 전문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객관적 판단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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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의 경우 특정 브랜드의 창업 정신과, 기업가치를 눈여겨본다.

양심적으로 제작하는 회사는 속이는 것 자체를 자연스레 배제한다.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는 사람의 마음도 헤아리는 그런 브랜드들이 있다. 이를 브랜드의 헤리티지라고 할 수 있고, 헤리티지 마케팅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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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돈을 열심히 벌고 있거나, 벌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꼭 충언하고 싶다. 그 돈이 헛되이 쓰이지 않기 위해서는 당신에게 필요한 재화를 만드는 그 회사가, 

"명예"를 생각하는 회사인지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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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회사들은 이 명예가 없다가도 있게 되고, 있다가도 없게 되지만 , 당장 생존할 돈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은 있다가도 없게 된다. 

미안하게도 우린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돈을 벌지 않는다.

그러니 판매자가 진실한지, 얼마나 구매자의 삶을 생각하는지, 제작과 판매 가격에 얼마나 타당 /  합당한 요건을 반영시키는지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이는 단기간에 생겨나지 않으며, 오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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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구해야 한다. 판매자가 통수를 후리는지 아닌지.

그리고 판매자도 연구해야 한다. 구매자가 구매를 통해 단순효용 이상의 것을 얻게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브랜드가 보유한 헤리티지의 품격을 온전히 이해하는, 높은 안목의 소비자가 시장에 다수 나타날 때, 브랜드는 더 높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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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안목이 높음은, 페어플레이 하며 경쟁하는 브랜드들의 양산과,  탄탄한 내수시장 확립 등 모두의 윈윈을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획기적이며 직관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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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비자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시장을 갖는다.

판매자는 자신이 활동하는 시장 수준에 맞는 물건을 만들기 마련이다.

등쳐먹는 장사꾼들을 욕하기 전에, 싼것만 찾는 소비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 해볼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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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 대한 의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나의 경우 닭이 판매자고 달걀이 구매자라면, 달걀이 먼저라고 본다. 

왜 메이드 인 차이나를 그렇게 욕해왔는지,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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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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