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를 보며 신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경우
신이 분명히 존재함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는 쪽이다.
신의 뜻을 인간이 쉽게 헤아리거나 예측할 수 있다면 그가 신이겠는가. 신이 아니겠지.
인간은 오만하고 자만했다. 그토록 대단하다고 신봉해왔던 의학과 과학도 생명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잘되면 내덕이고 문제가 커지면 신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의 논리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보통 안전은 아무 일이 없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대형사고는 사회가 안전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투자하기에 충분한 경각심을 심겨준다.
지금껏 인간이 어떠한 병에도 걸리지 않았고, 아무런 약도 필요하지 않다면 의료기술이 어떻게 발달했겠는가.
명이 있어야 암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현상에 대한 명암의 구분은 서로가 완전히 반대되는 성질의 것이 사회에 발현될 때 가능한 일이다.
님들이 그렇게 빨던 메시나 호날두에게 가서 약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던 의과학자의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사회 안전망과 같은 더 중요한 분야에 투자가 이루어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더 쏟아질만한 중요한 기회임에는 틀림이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간적인 노력은 당연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스스로의 위치에 대한 확인이 더 중요하다.
소가 뛰쳐나가야만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는 공식을 인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게 되도록 방관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유럽은 몇 초에 한 명씩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먼 나라 일이라기엔 너무나 가까운 이야기다. 개미도 아니고 사람의 목숨이 사라져 가는데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다.
그렇기에 기도한다. 조속히 이 사태가 잘 수습되어 모두가 반면교사로 삼는 기회가 되게.
그래야만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