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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Aug 04. 2017

섭섭해하는 게 더 섭섭하다.

당신이 가장 당황할 때는, 누군가에게 섭섭하다는 말을 들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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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주변의 친구들과 연락 문제로 감정대립이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시작했거나, 설레는 썸이 시작되는 중이라면 기존 친구들과의 연락이 예전보다 뜸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더 집중하거나 몰입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 생기면, 내가 쏟던 시간과 여력이 그곳으로 쏠리게 될 테니까. 그런데 그런 상황 가운데 당신에게 "섭섭하다" 말하는 것은, 당신 입장에서 정말로 섭섭해지는 일이다. [자기도 내상황이면 그럴 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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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관계든 친구관계든 자신이 후순위로 밀리는 느낌을 체감하는 것은 그렇게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딱히 불쾌한 것으로 여길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중요하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이 생긴 것일 뿐이다.

사고의 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마땅한 연유로 인해 연락이 뜸해져도 기분이 나쁜 경우가 생기는 건, 상대를 연애할 수 있는 "이성"으로 생각할 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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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좋음과 나쁨과 같이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하려는 성향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이런 성향이, 사람 관계와 얽힌 상황에서만큼 쓸모없는 경우도 없다. 

가령 내가 결혼을 하는 것이, 내 부모님을 버리는 것인가? 아니다. 결혼을 함은, 현재의 관계로부터 분리됨 그 자체가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이기도 하다. 미성숙한 자아가 성숙한 자아로 변태 하는 과정 중 하나가 독립이며, 이를 서로가 독려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처럼 나에게서 네가 조금씩 떠나가는 일도, 시간의 흐름이 주는 선물임을 생각한다면 축복해줄 일이지, 쓴소리를 들을 일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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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교에서, 회사에서, 가족 안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거나 떠나가고 있는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그와의 연락이 뜸해지는 것들은, 또 다른 좋은 시작을 위한 떠나감의 일부일 뿐이다. 

그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조금 연락이 뜸해지고 왕래가 줄어들더라도 섭섭해하고 아파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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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필요한 친구는, 너에게 필요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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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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