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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Aug 20. 2017

감정 기복, 다스리지 말자.

감정 기복, 다스리지 말고 안아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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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상기후로, 양식장에서 키우는 물고기가 몇만 마리씩 집단 폐사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수온이 높기만 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밀물과 썰물 때마다 온도의 차이가 극심하기 때문에 폐사율이 치솟는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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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만 해도 자신의 환경 변화가 극심할 때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 

당신이 요즘도 힘들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보다, 누군가의 편차가 심한 감정 기복 때문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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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감정 기복 앞에서 평점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라니. 

감정은 하나의 잘 튀는 탱탱볼과도 같다. 공을 던지는 것은 내 몫이지만 그 공이 튀어 나가는 방향은 공의 마음이다. 애초에 감정을 완전히 통제 가능한 소스로 생각하는 것은, 감정에 당신을 휩쓸리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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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요한 것은, 감정 그대로를 관조하는 것이다.

감정의 위치를 확인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내 감정은 어디쯤에 와있는지, 그리고 그 감정이 내게 어떤 모습을 갖게 만드는지, 그 자체를 관조할 필요가 있다.

대개 감정이 폭발하면 술을 먹지만 이는 가장 나쁜 방법이다. 술은 감정이 나의 육체와 정신을 마음대로 농락하게끔 통제권을 위임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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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폭발할 때 당신의 모든 것이 그곳으로 휩쓸려 가지만, 이성은 당신이 육체가 온전히 구도자의 모습으로 감정을 조용히 지켜보게 만들어야 한다.

가끔 케이블 채널을 보면 산속에 사시는 스님들이 정좌한 채 명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말 지루해 보이고 쓸데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행위이다. 

조용히, 내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거다. 

그러다 감정도 어느 순간 지쳐서 헐떡거리며 잠잠 해질 때가 온다. 그때 감정에게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건네야 한다. "그래 그렇구나... 힘들었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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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스스로의 감정과 소통해야 한다. 인스타의 수많은 팔로워들과 #소통은 하면서, 자신의 감정과 소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조금 민망해해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대편에 서서 반대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은 감정의 같은 편에 서서 반대의 말을 해야 한다.

감정아, 너의 생각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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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위와 같은 소통으로 감정과의 친밀도가 많이 올라가더라도, 감정은 여전히 심한 기복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원래의 잠잠했던 그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많이 짧아질 것이다.

흥분하며 우는 아이를 가장 빠르게 달래줄 수 있는 방법은, 소리 질러 혼을 내는 게 아닌

따뜻하게 안아주며 다독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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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정을 불쌍히 여겨라. 따스한 언어로 그래도 괜찮다고 속삭여줘야 한다.

그래야 엉엉 울고 있다가도, 같은 편인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갈 테니.

감정 기복을 다스린다는 말은 최악의 문구이다.

누구도 자신을 다스리려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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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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