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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Sep 10. 2017

당신은 필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약간은 활동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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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습게도 많이 활동적이지는 않은 사람이다. 제목과도 배치되는 이 말을 굳이 꺼낸 이유가 있다.

서른을 넘기며 그렇게 적지도, 그렇게 많지도 않은 사람들을 만난 내가, 세상 다산 사람처럼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말투로 말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위해서, 어느 정도는 대외적으로 활동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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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왜 필요하냐면, 그들 때문에 내가 매일매일이 살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사실 당신이 밤늦게까지 공부하거나 일하다가 집에 돌아와 누군가에게 바라는 것은 엄청난 환영이 아니라 그저 "너무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이다.

나에게 모든 것을 다해주는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나를 마음으로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들이 "수고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마치 나라는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들이 하나씩 생겨나는 기분이 든다. 

가끔은 너무 무거워서 무너질 것 같아도 기둥들이 버텨주니까, 그런 기둥들은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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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기둥 같은 사람들이 먼저 와주진 않는다.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내가 누구이고, 나는 이런 것을 좋아한다고 나누다 보면 내 옆자리에 딱 맞게 끼워지는 퍼즐 같은 사람을 찾게 된다.

그러한 과정들은 어느 정도의 활동성을 필요로 한다. 운동 클럽이든, 종교 모임이든, 코스프레 동호회든, 뭐든 좋다. 사람과 부딪히며 나를 필요로 하는,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것은 가만히 있는다고 생겨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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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이를 불문하고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인정하며 서로의 존재를 느낄 때 삶의 유지를 위한 강렬한 욕구를 느낀다.

당신이 무인도에서 엄청난 과학이론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해줄 누군가가 없다면, 그것은 거기서 바나나 한 개만도 못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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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존재는 그깟 과학이론과 비교 할바가 못된다. 그 과학이론 수천만 개를 가져와도 당신을 무에서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당신은 누구에게든 인정받고, 사랑받으며, 격려받으며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나처럼 매력도 없고 자질도 부족한 사람이 세상 예쁜 여자 친구와, 속 깊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는 것도 활동적이려고 했던 약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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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어딘가에는 당신을 인정해줄, 누구보다도 당신을 아껴줄 사람들이 있다. 

다만 내가 그들을 먼저 찾아가야 하는 약간의 수고가 필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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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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