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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Sep 17. 2017

왜 내가 아니라 그냐고요???

우리는 모든 선택지 중 비교우위를 가진, 소위 "메리트" 있는 것을 먼저 선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여러 사람 중 나를 먼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는,

나를 딱 그 정도 인간에 머물게 한다.

:

소개팅에서 까여본 사람은 자존감의 추락을 체감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까인 쪽에서도 아주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어쨌든 상대가 자신이랑 안 맞는다는 사실을 바로 표현해주는 것은, 내 시간을 아껴주는 행동이다. 

완전히 맘에 든 것도 아닌데 외롭다고 적당히 만나보다가 얼마 안 가 헤어지자고 말하는 것보단 백번 낫다. 

-

내가 A라는 친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싶은데, 실상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아는 모든 이들이 당신에게 모두 1위가 아니듯, 그도 그럴 뿐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과 경제력 안에서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인정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나의 경우 상대가 오히려 그것을 제대로 어필해주는 것에 대해 고맙다고 느낀다.

과도하게 몰입한 짝사랑은, 어렸을 적에 한 것으로도 이미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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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단순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그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그는 나에게 무엇을 필요로 할까.

대개 나이, 경제적 수준, 사는 지역, 관심사 등이 비슷할 경우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조건에 맞는 것이 

다를수록 상대와의 인식 격차는 커진다. 

동질감의 크기는, [내 삶과 얼마나 비슷하게 살아가는 사람인가]에 의해 결정된다.

그에게 줄 수 있는 내 존재감의 크기는, 살아왔던 내 조건에 의해 "이미"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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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착하고 배려심이 깊어도 외딴섬에 사는 사람과 강남 한복판에 사는 사람의 사고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당신이 애를 쓰는 것과 무관하게, 그가 선호하는 형태의 사람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그가 원하는 카테고리에 들지 못했다고 해서 굳이 그를 미워하거나, 배척할 필요가 없다.

마치 어떤 사람이 저녁식사 메뉴를 고민하다가, 치킨과 피자 중에 치킨을 선택했다고 해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는 것과 동일하다.

그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피자를 선택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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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신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지금보다 순위가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큰 노력을 하지 않고도 먼저 선택받는 것들과 당신을 비교해서 애를 쓰는 것은 

글쎄,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운 노력 없이도 1순위가 될 수 있을텐데. 다만 그가 아닐 뿐.

:

당신이 크게 호감 갖지 못하는 누군가가, 당신에게 우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당신 기분이 어떨까를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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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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