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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Nov 06. 2017

차별받고, 차별하세요.

예전에는 그랬다. 저 친구는 왜 A라는 친구는 자주 만나면서, 나는 잘 안 만나주지? 차별하나?라는 생각을. 

나이를 먹고 보니 그건 차별이 맞고, 그가 나를 차별하는 것은 당연했다.

누구나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대상을 더 애착하고, 매력을 덜 받는 대상은 차별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우위는 물건이나 숫자에만 대입할 수 있는 이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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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주어진 시간과 자원 안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시간 유한성에 의한 필연일 뿐이다.

결국 A라는 친구보다 내가 더 큰 매력이 없다고 인지 되어 차별받은 것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리고 당신 역시 누군가를 차별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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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차별받고 싶어 하지 않지만, 차별은 받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되는 현상에 불과하다.

당신에게 정말 예쁘거나 멋진 연인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적당히 친한 기존의 친구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인가, 새로 생긴 사랑하는 연인을 더 보게 될 것인가? 사실 이 질문은 의미가 없다. 당연히 사랑하는 연인을 더 많이 보게 될 테니. 하지만 이것도 기존에 알던 친구 입장에서 보면 차별로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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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인종, 장애의 유무, 보유한 가처분소득 따위로 나눠 차별을 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그것들은 본인이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력은 조금 다르다. 물론, 빼어난 외모를 타고난 사람이 좀 더 쉽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타고난 외모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자신만의 매력을 갖추는 것은 노력으로 가능하다.

그리고 내 노력으로 갖춰진 매력이 통하는 상대도 있고, 통하지 않는 상대도 있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이 가진 "취향"의 영역에 대한 것이다. 

본인의 확고한 취향이 있으며 그것으로 선택하고 나머지는 차별하겠다는데, 거기에 어떤 반문의 여지가 있겠는가. 

당신 또한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매력을 평가하고 그중 애착이 가는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누구나 주어진 매력 군들 중에 더 끌리는 것을 선택하며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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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든 이의 1등이 될 수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되는 것이 가능하다 한들 그것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게 인정이 되면, 누군가에게 차별을 받는 상황도 수긍이 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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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제한된 시간 안에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수백 명의 친구 모두에게 내가 최우선이라면 참 피곤할 것이다. 내 몸은 하나인데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해야겠는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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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누군가 당신을 취향의 문제로 차별하더라도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개인적 선택일 뿐이다. 

모든 이를 똑같이 사랑하는 방법 따위는 없다. 그런 척하는 사람들만 있을 뿐.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고 물어봐도, 엄마가 좋다고 답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타인의 기호를 인정하라. 당신의 기호 또한 작동 중이니. 

그런식으로 차별받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괘념치 않기를 바란다. 당신도 이미 누군가를 차별하면서 살고 있고,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러운것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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