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도 부모다.(1)

시부모님과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by 배움이

남편과 연애한지 고작 8개월 만에 결혼 날짜를 잡은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들 '좋은 소식 있는거 아니야?' '아기 생긴거 아니야?' 라고들 했지만, 그들의 의심이 이해는 갔다.


고작 만난지 8개월 만에 결혼 날짜를 잡고, 10개월 만에 상견례를 하고 1년도 되지 않아 혼인신고부터 했으니 말이다.


남편과의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다름아님 시부모님이었다.


남편(구. 남자친구)과 만난지 5개월 무렵 되었을 때다.


"엄마가 언제 한번 보고 싶대." 라고 남편이 넌지시 물어왔다.


가벼운듯, 아닌듯 '그냥 인사 한번 드리는 자리'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밖에서 식사를 마친 후 어머님이 집으로 초대해주셨다.

"그냥 과일 한 접시 먹고 가라구" 라고 말씀하셔서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


그 집을 들어간 순간 어떤 예감이 나를 휘감았다.


"나는 이 집 식구가 되겠구나" 하는 어렴풋한 촉이었다.


남편이 나고 자란 30년된 구옥이었지만 흡사 우리집과 비슷했다.


온기가 느껴지는 정갈한 살림살이, 그들의 정성과 성실함이 곳곳에 깃들어 있었다.


어머니는 이미 썰어놓은 정갈한 과일 접시와 내 마음처럼 달아오른 붉은 오미자차를 꺼내주셨다.

그날이 신호탄이 되어 우리는 어떠한 잡음도 하나 없이 결혼식까지 스르륵 헤치우게 되었다.


결혼 준비를 하는 동안 어머님과 아버님의 자식을 대하는 정성스러운 마음과 사랑에 감동을 받았다.


결혼을 할 때는 상대방의 부모님과 가족을 중요하게 봐야한다는 말이 새삼 틀린 말이 아니었다.


성실하고 정직한 아버지와, 사랑이 많고 알뜰한 어머님 아래에서 커온 남편은 나에게 굴러들어온 복이었다.


여튼, 그렇게 나에게도 시부모님이 생겼다.


주변에 결혼 소식을 알리자마자 돌아온 것은 상반된 반응이었다.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시부모'였고, 시부모님이 어떤 분들이신지 제일 궁금해들 했다.


특히 직장 동료 언니들은 '며느라기' 책을 당장에 읽어보라며 손에 쥐어 주었고 앞으로 펼쳐질 시월드에 대해 구구절절 귀가 아프도록 알려주었다.


그에 반면 친정엄마는 "시부모도 부모다. 시부모님께 잘해라" 며 며느리의 도리에 대해 1장 2장 3장까지 읊어 주셨다.


그 누구한테도 말한 적은 없지만 속으로 나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우리 시부모님은 달라. 우리 시부모님은 나를 당신 아들처럼 아껴주실 거야' 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혼식 이후 명절을 보내고, 아이를 낳으며 '그것은 지나친 착각' 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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