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드디어 1등.

by 갑수림

네이*에는 매일 오후 1시 30분이면 최근에 올린

글의 평가인 순위가 정해져서 노출되었다.

보통, 독자들이 볼 수 있는 화면에는 100위까지만 노출되었다.

내 글도 처음에는 당연히 안 보이다가 어느 날 나타났다.

수많은 글 중에서 100위 안에 처음 내 글이 보였을 때

나는 감격을 하며 남편에게 자랑삼아 희소식을 알렸다.

얼마나 좋으면 캡처까지 해서 휴대폰 갤러리에 보관할 정도였다.

그리고 얼마뒤 당당히 50위안에 들더니

어이없게도 10위 안에 입성하게 되었다.

당연히 초보 글쟁이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남편은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남편이 아는 사람들이 서툴고 서툰, 내 소설을 읽는 게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소문을 낸 남편을 타박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편은 아내가 대단한 작가가 된 것처럼

나보다 더 뿌듯해했다.

그즈음 나는 인기가 많은 작가들의 소설을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작가들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연봉 1억이 넘어가는 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웹툰화되어서 소설뿐 아니라

또 다른 수입을 창출시키고 있는 대단한 인물들이었다.

그냥, 취미로 시작한 소설 왕 초보에게는 꿈같고 우러러볼 존재였다.

그런 작가들의 글을 읽어보면 허접한 내 글과는 차원이 달랐다.

다음 화가 기대되는 후킹도 있었지만, 소설의 내용이

빈틈없이 꼼꼼하게 짜여 있었다.

주인공들만 생각하며 머리에 떠 오르는 대로 쓰는

나와는 차원이 달랐다.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내가 배운 게 있었다.

1. 주인공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 것.

2. 작가는 본인이 만든 주인공을 아주 많이 사랑해야 할 것.

3. 큰 나무처럼 중심이 되는 뼈대가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옆가지의 서브주인공들을 만든다.

4. 나무의 잎처럼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소설의 문외한인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터득한 사실이다.

사실, 처음 소설을 연필로 쓴 나의 첫 노트에도

주인공 이름과 나이, 성별 그리고 외모와 성격, 장단점을 줄줄 적어놓는 게 있었다.

그리고 서브주인공 이름을 짓고, 외모와 성격

또, 주인공과의 관계와 그 외 등장인물까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쓰면서 하나씩 배우고 터득하며

회차를 더하다가, 드디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날이 왔다.

1위라는 숫자옆에 어디서 본 소설제목이 옆에 쓰여 있었다.

어? 이거 내 건데? 설마? 동명이인인가?

글을 쓰면서도 내 글에 확신과 자신이 없던 나는

작가명을 확인한 후에야 내소설임을 알았다.

당연히 일하는 남편에게 캡처를 해서 보내고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도 캡처 사진을 보냈다.

얼떨떨했지만 솔직히 너무 기뻤다.

그날저녁 내가 좋아하는 족발을 시켜 먹으면서

남편과 작은 아들과 함께 축하 파티를 하기도 했다.

물론 미국에 있는 큰 아들도 열심히 써 보라는

응원의 말을 전하며 축하를 해 주었다.

하지만...

살면서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거치면서

1위를 처음 해본 나는 곧바로 부작용을 겪었다.

학교에서 공부 1등을 하거나 영업부서에 있는 사람이

1위 달성을 해본 사람이라면 분명히 내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그다음이 지옥이라는 걸.

내가 언제 순위에 연연했다고, 1등이라는

기쁨을 맛본 나는 그다음 날 내가 1위가 못 될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어이없게도.

그런 나에게 남편은 아주 객관적인 조언을 해 주었다.

남편은 때때로 나에게 칭찬과 용기를 주지만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현실적인 조언을 잘해주기도 했다.

나는 남편의 조언대로 순위와 상관없이 내 스타일대로

꾸준히 글을 써 나갔다.

처음 목표한 120화를 목표로.

초보가 120화까지 글을 끌고 간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큰 일이라는 걸, 나는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

물론, 나는 당연히 120화를 써야 하는 줄 알았지만.

그렇게 나는 베스트리그 상위권에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글을 쓰다가, 주제 파악도 못하고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전 02화2화. 스스로 학습을 하기 시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