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무슨, 무슨 여행

by 설다람

책 제목: There's Always This Year_ On Basketball and Ascension

■ 첫 문장

You will surely forgive me if I begin this brief time we have together by talking about our enemies. I say our enemies and know that in the many worlds beyond these pages, we are not beholden to each other in whatever rage we do or do not share, but if you will, please, imagine with me.

■ AI 번역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의 적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을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우리의 적들'이라고 표현했지만, 이 페이지들 너머의 수많은 세계에서는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분노를 공유하든, 공유하지 않든, 결코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디, 저와 함께 상상해 주시겠습니까?



예기치 않게, 사실은 예정된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집 밖을 나가는 것도 힘든데, 한국을 떠나려고 하니 이만저만 성가신 게 아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준비하는 과정부터 가슴이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고 한다. 여행을 가서 새로운 걸 경험하고, 시야를 넓히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성향에 맞지 않는 것을 울며 겨자 먹기로 벌칙을 받 듯 가고 싶지 않다. 그것도 돈을 써가며.

이렇게 뼛속까지 가기 싫은 마음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이왕 생각한 김에 왜 가고 싶지 않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근원적인 이유는 돈과 시간을 여행에 투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을 아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시간을 써서 돈을 버린다는 사실이 아프기까지 하다.

경제적 통증은 만성적인 근육통과 같아서 항상 느끼지만, 힘을 조금이라도 더 쓸 때, 고통은 배가 된다.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 중 '경기가 끝난 후'라는 작품이 있다.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가며 책을 읽어주는 멋진 EBS 라디오 방송으로 들은 작품이었다. 작품에서는 아버지가 가축을 잡는 일로 벌어들인 돈을, 부유한 친구들과 어울려 부유한 취미를 하며 모두 탕진하는 인물이 나온다. 아버지의 원조로 유학까지 다녀오지만, 주인공이 얻은 것은 유학 시절 자신이 만난, 자신이 경험한 것이 자신의 것이라는 착각이었다.


이 작품을 흥미롭게 들은 것은, 이러한 일을 자주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원초적인 열등감이 내재된 사람이라 그런지, 그런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아 되도록이면 자리를 피하곤 한다. 무엇이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버릇이 든 뒤로는 나의 경제력과 맞지 않는 소비는 전혀 하지 않는다.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치품을 사고,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그런 배짱은 죽어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유튜브를 보면,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부자가 되지 못할 사고방식이라고 한다. 당장의 이익과 손해에 급급해,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친다고.

일면 타당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경험을 돈 주고 사는 것은 확실한 투자다. 하지만 몇 차례 시도해 본 결과, 나는 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다. 물론 배우는 것이야 있겠지만, 독서가 조금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보인다. 도서관에서 대출하면 돈도 들지 않는다.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면 직접 가지 않아도 된다. 돈과 시간 모두 알뜰하게 쓸 수 있다.


이렇게도 작은 단위의 사고와 작은 단위의 깜냥이다.


장담하건대 부유했다면, 이 정도로까지 반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어렸을 때 돈을 세는 단위는 앨범이었다. 100만 원은 앨범 90장. 같은 셈법이다.

100만 원이 앨범 90장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앨범 한 장이 100만 원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단 한 번 없다.


좋은 앨범은 항상 그 이상이다.


그러니 100만 원으로 앨범 90장을 사지 않을 거라면, 굳이 필수적인 것이 아닌 항목에 돈을 쓰고 싶지 않다.


이번 여행을 잘못 가입한 부가 서비스 같다.

취소를 해도, 청구된다.


뭐 결국, 역시, 언제나, 풍족하게 벌지 못하는 내가 잘못이겠지.




■ 끝 문장

that I am still living in the kingdom of a ball descending from the sky while I stand on an unevenly painted foul line, waiting with my arms open. The friends I believe I will always love, forever counting down, a series of falling numbers, but the clock never reaching the end.


■ AI 번역


나는 여전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공의 왕국 속에 살고 있다.

고르지 않게 칠해진 파울 라인 위에 서서, 두 팔을 벌린 채 기다리면서.

내가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 믿는 친구들은 끊임없이 숫자를 세어가고 있지만, 그 숫자들이 줄어들어도 시계는 결코 끝에 도달하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그게 그 사람이면, 그렇게 쓴 글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