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이 출산 D-Day
나무에 나이테가 새겨지듯 삶의 중요한 구간에는 각기 다른 빛깔의 마음이 새겨지고 그것이 기억으로든 기록으로든 남게 된다.
셋째 아이 출산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구간 앞에 서 있다. 오늘은 그 가슴 떨리는 마음을 기록해보려 한다.
설렘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는 마음을 설렘이라는 단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아이를 둘이나 낳아 봤고 이번이 세 번째지만, 새로운 생명을 맞는 일은 여전히 새롭고 설렌다. 39주 이상을 이 작은 생명과 한 몸으로 지내왔고, 이제 곧 대면의 시간이 다가온다. 설렌다. 귀한 생명을 맞이하는 일도 설레고, 가족이 재구성된다는 사실도 설레고, 새로운 이름의 아이를 한 명 더 부르며 살아갈 앞으로의 날들도 설렌다.
두려움
세 번째로 맞는 출산이지만 여전히 두려움을 달고 있다. 결혼생활 10년을 앞두고 육아도 매일이 새로웠고 살림도 나날이 새로웠다. 하물며 출산은 어떨까. 새롭고 두렵고 떨린다.
그럼에도 경력직이기에 금방 지나갈 것을 알고 있다. 마지막 출산이니 두려움마저도 즐기기로 마음먹어본다.
감사
임신 사실을 알게 된 2월부터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온 것이 감사하다. 임신 기간 중 두 번의 코로나 확진과 자궁 조기수축으로 입원, 그리고 경부 길이가 짧아져 절대 안정의 권고를 받았지만 이 정도는 다른 임산부도 겪는 일들이 아닌가? 하며 감사로 마무리를 해 본다. 임신 극 초기에는 시댁의 셋째 출산 반대로 심적으로 어려운 시간도 보냈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절대적 진리처럼 지금은 갈등이 해소되고 시부모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가족끼리는 잘 덮고 가야 할 문제들도 있다는 걸 배운 시간이었다.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주변의 아끼는 이들과 함께 기대하며 품어온 우리 셋째를 출산의 관문까지 무사히 지켜낸 것이 그 무엇보다 감사하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사랑하는 우리 여보 길버트.
늘 변함없이 스마일맨으로 제 곁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곁을 지켜주실 당신께 미리 감사드려요.
앞으로 육아도 삶도 조금 더 레벨업 되겠지만 여보와 함께라면 또한 잘 헤쳐 나가리라 믿어요. 저도 좀 더 든든한 아내가 될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셋째가 딸이라고 우리 집 1순위가 바뀌는 건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ㅋㅋㅋ
사랑합니다!
우리 대장, 큰 형아 이삭!
엄마가 동생을 낳으러 왔어.
어제저녁에 밥 먹기 전에 꼭꼭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해줘서 고마워. 엄마 오늘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든든한 첫째 이삭이! 너의 따뜻한 마음에 엄마가 고맙고 너의 사랑 표현에 엄마가 고마워. 줄줄이 비엔나 동생들이 생겨서 이삭이가 부담이 크겠지만 엄마 아빠가 잘 챙겨서 이삭이가 너무 힘들지 않도록 할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하고 축복한다.
우리 쪼꼬만쓰 요한!
요한아 너도 이제 동생이 생긴단다. 요한이 인생 6년 만에 막내자리를 내주고 진급하는 거야.
요한이는 동생이 생기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겠지만, 동생이 생기는 건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 될 거야.
우리 아기 엄마에게 선물해주는 애교도 고맙고 미소도 고맙고 너의 미술작품들도 고마워!
엄마가 동생 낳고 빨리 갈게. 형아 말 잘 듣고 있어야 해.
사랑해 꼬마야!
나 홀로 분만실을 지키는 중이다.
첫째 아이는 오늘이 초등학교 입학 후 첫 소풍이라 아빠가 아이들을 배웅하고 분만실에 합류하기로 했다.
긴장과 설렘과 감사함으로
오늘의 거사를 잘 치러내길 바라며,
자 이제 분만 모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