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44 - 뉴질랜드 피오르드랜드(Fiordland)
아름다운 퀸스타운을 뒤로하고, 버스에 올라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로 향했다. 사운드(sound)는 해협, 만 등을 뜻한다. 오클랜드 사는 친구가 꼭 해보라고 추천해준 것이 배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였다. 밀포드 사운드는 트레킹으로 유명하지만, 최소 1년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는 데다 4일 일정이라 다음 기회로 미뤘다.
버스에는 밀포드에 가는 사람들 말고도, 퀸스타운에서 비교적 가까운 다우트풀 사운드(Doubtful Sound)에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는 길에 테아나우(Te Anau)라는 곳에 들러 그쪽으로 가는 사람들을 내려주고 점심을 먹었다.
테아나우 마을 앞 테아나우 호수는 면적이 344㎢으로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뉴질랜드 남섬의 남서쪽을 차지하고 있는 피오르드랜드(Fiordland)에 위치하고 있다. 피오르드랜드는 만년설의 산맥들, 호수와 빙하, 바다까지 이어지는 골짜기들이 모여있는 피오르드 지형이다. 밀포드 사운드와 다우트풀 사운드를 포함한 여러 해협들도 이 지역에 있다.
밀포드 사운드에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산맥이 많아 구불구불 돌아가서 버스 여정이 길었지만 창밖 풍경들이 그에 대한 보상이었다.
중간에 서너 번 정도 정차하면서 구경을 했다. 풀밭에 앉기도 하고, 호수를 보러 걸어 들어가기도 했다. 거울 호수(Mirror lake)라고 불리는 곳은 근처 설산보다도 푸른 하늘과 그 구름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버스 기사가 내려주는 곳마다, 창밖으로 지나치는 풍경마다 모두 그림 같고 엽서 같았다.
꽤 낮은 지대에 빙하가 얼어있는 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그 바로 옆 지대들은 초록색인 것도.
폭포수로 돌들이 희한하게 깎여 있는 곳도 있었다. 남아공에서 갔던 블라이드 리버 캐년(Blyde river canyon)이 생각났다. 그곳에서도 물에 깎인 주변 바위들이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구름이 점차 많아져 날이 조금씩 흐려졌다. 이 동네가 원래 비도 많이 오고 흐리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풍경은 멋졌고, 공기는 상쾌했다.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우리 주변을 날아다녔던 새들이 있는데, 키아(Kea)라고 하는 뉴질랜드 앵무새라고 했다. 산악지대에 사는 앵무새는 이 종류가 유일하다고 한다. 겉은 짙은 올리브색이지만, 날개 안쪽 깃털은 오렌지색이어서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날 때는 붉은색으로 보인다.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양을 공격할 정도로 무서운 새였다.
퀸스타운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항에 도착하니 어느새 오후 4시 반이었다. 구름이 가득 가린 하늘은 더 어두워져 있었다. 그래도 배 위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사실은 여전히 설레게 했다. 마지막으로 배 위에서 잠을 자본 건 거의 10년 전의 일이었으니 말이다.
# 사소한 메모 #
*도시도 좋지만 자연이 더 좋다. 물도 좋지만 설산은 더 좋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두근두근!
* ♬ Ingrid Michaelson - You and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