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12~248 -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싱가포르
호주와 뉴질랜드는 정말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하지만 학생 때는 돈이 없어서 장기 여행을 할 수 없었고 직장인 때는 충분한 휴가를 낼 수 없어서 늘 미뤄왔다. 드디어 기한 없는 휴가로 가게 되었지만, 꽤 긴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반밖에 못 보고 와서 아쉽기도 하다. 다음에는 퍼스를 비롯한 서호주에 가고 싶고, 뉴질랜드 역시 웰링턴과 크라이스트처치 등 가보지 않은 곳들에 방문하고 싶다. 밀포드 사운드 트레킹도!
호주 중심부 사막에서부터 물이 풍부한 뉴질랜드 남부까지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두 나라 모두 환상적인 자연 풍경과 특별한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나라들이지만, 호주에서는 동물들이, 뉴질랜드에서는 풍경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멜버른 근교에 사는 친구들의 집에서 야생 캥거루를 보고 이웃집에서 웜뱃을 안아본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이다. 뉴질랜드 퀸스타운의 호수와 산이 만들어낸 멋진 정경과 와이토모 동굴 속 신비로운 글로우웜들을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도 통하고, 각종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 교통도 편했다. 특히 호주는 멜버른 트램, 브리즈번 페리 등 도시 내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들이 일부 있어서 더 좋았고, 뉴질랜드는 바쁜 나라가 아니라서 더욱 다니기가 좋았다. 다만 두 나라 모두 물가가 비싼 곳들은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교통비나 숙박비(저렴한 숙소는 많지만 와이파이가 무료인 깔끔한 숙소 찾기가 어렵다), 식비가 꽤 많이 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혼자, 그리고 함께.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만났던 친구들을 멜버른에서 만나고, 브리즈번과 시드니에선 옛 직장 선배들도 만나고, 중간중간 의외의 한국인 동행도 만나고, 오클랜드에서는 무려 8년 전에 보르도에서 함께 있었던 친구도 만나고. 그리고 무엇보다 유럽과 오세아니아 여행 사이 징검다리였던 싱가포르에서 부모님을 만나고, 나의 여행을 총정리하는 뉴질랜드에서 부모님과 또다시 여행하고. 혼자는 혼자대로 함께는 함께 대로 여행은 늘 새롭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