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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되기 전의 퍼즐 조각들

오늘 밤, 맴도는 대사 #2

by 바다의별

상대방에게 내 모든 면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달은 한쪽 면이라도 선명하게 보여주지만 사람은 한쪽 면조차 제대로 보여주기 쉽지 않을뿐더러, 실은 '한쪽 면'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 면도 없다.


우리는 늘 퍼즐 조각을 끼워 맞추어 본다. 어떤 사람들에 대해서는 밤을 새워가며 설레는 마음으로 퍼즐 조각을 맞추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맞추어보다 흥미를 잃고 도중에 중단하기도 한다. 내가 누군가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도 나에 대해 그랬으리라.


나는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나의 성장배경이나 내 인생의 굴곡들, 전환점들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주지 못한다. 더러는 내 말 한마디로, 내 행동 하나로 나를 판단하며, 심지어는 처음 마주한 눈빛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타인을 판단하는 데 있어 참으로 기준이 없고 감정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누구에게나 아직 맞춰지지 않은 퍼즐 조각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잊지 않아야겠다.



"You have to look at the whole landscape. A painting is more than the sum of its parts. A cow by itself is just a cow, a meadow by itself is just grass and flowers, and the sun peeking through the trees is just a beam of light. But you put them altogether, and it can be magic."
(전체 풍경을 봐야 한다. 그림은 단지 부분들이 합쳐진 것이 아니야. 소는 그냥 소이고, 초원은 그냥 풀과 꽃들이고, 나무들을 가로지르는 태양은 한 줄기의 빛에 불과하지만, 그걸 모두 한 번에 모은다면 마법이 벌어진단다.)

- 영화 '플립(Flipped)' 중

17.01.15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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