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entum

그동안 해왔던 힘

by 바다의별

모멘텀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회사 업무에서 많이 쓰곤 했는데, 요즘은 주식시장에서도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 오를 거라는 기대 같은 걸 표현하는 말 같다.


보통 '어떠어떠한 모멘텀으로'라는 이야기는 하면, '이 기세를 몰아', '이 상황을 십분 이용하여' 등의 의미가 된다. 얼핏 보면 중요한 지점, 정점 등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본래 momentum이라는 말은 운동량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물체가 운동하며 가지게 되는 물리적인 힘이나 나아가려는 탄력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가만히 멈춰 서 있는 것을 새로이 움직이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 새로운 에너지를 가지고 와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움직이고 있는 것을 계속 움직일 수 있게 하거나, 조금 더 움직이게 하려는 거라면,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다.


어쩌면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게 아닐까. 일단 움직임을 시작만 한다면, 그다음부터는 좀 더 쉬워진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 글을 쓰는 일도 첫 줄을 쓰는 것이, 운동하러 나가는 것도 옷을 입고 운동화를 신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 회복도 휴대전화를 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제 새해가 되었다. 새해가 밝으면 자꾸만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깨끗한 달력과 깨끗한 다이어리를 꺼내기 때문에 드는 생각일까. 올해는 꼭 알찬 한 해를 보내겠다고, 새로운 마음으로 꼭 다르게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마치 지난 1년이 전부 잘못되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


지난 365일을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순간들이 있었던지. 계획한 대로 일이 술술 풀리지는 않았을지라도, 일부러 한 해를 망치고 싶었던 날들은 없었다. 작년 이맘때에도 우리는 각자 새로운 각오와 결심으로 새해를 맞이했고, 그 첫날의 마음가짐 그대로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애썼다.


그 마음을 기억해 보면, 우리는 지난해에도 충분히 열심히 살았다.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그저 방향과 속도만 조금 조정하면 될 뿐이다. 완전히 멈춰 서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의 힘을 믿자. 이미 잘해왔으니, 올해도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계속해서 나아가면 된다. 그동안 쌓아온 나의 움직임, 나의 momentum을 믿으며.



momentum을 담는 표현들

Gain momentum : 탄력을 받다, 기세가 높아지다 (Sales began to gain momentum after the new product launch. 신제품 출시 이후 매출이 점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Build momentum : 흐름을 만들다, 기세를 만들다 (The company is trying to build momentum ahead of the product launch. 그 회사는 출시를 앞두고 흐름을 만들고 있다.)

Gather momentum : 자연스럽게 힘을 얻고 있다, 흐름이 생기고 있다 (The movement is gathering momentum online. 그 움직임은 온라인에서 점차 힘을 얻고 있다.)

Lose momentum : 기세가 꺾이다, 탄력을 잃다 (The project lost momentum after the holiday. 휴가가 끝난 후 프로젝트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Maintain / Keep momentum : 기세를 유지하다 (Small wins help keep the momentum alive. 작은 성공들이 흐름을 계속 살려준다.)

Ride the momentum : 기세를 몰아가다, 상승세를 타다 (Let's ride this momentum and release the sequel quickly. 이 상승세를 타서 후속작을 빠르게 내자.)

어느 봄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