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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일규 May 27. 2018

청년 후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배워야

청년 정치인들의 '질적 증가'도 봐야 한다

안일규 정치칼럼니스트・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2018년 지방선거 본선에 20・30대 지역구 청년후보가 10개 시・군지역 31명(비례대표 제외)이 출마한다. 정당별 20・30대 출마자 수는 더불어민주당 14명, 자유한국당 7명, 무소속 4명, 민중당 3명, 바른미래당 2명, 정의당 1명 순이다. 2014년 지방선거 본선에 출마한 광역의원 후보 4명, 기초의원 후보 12명보다 약 2배나 늘어났듯 기염을 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염을 토한 것만 본다면 1차원적 접근이다. 출마자의 양적 증가만 볼 것이 아니라 질적 증가를 봐야 한다. 질적 증가는 현실정치의 한계에도 부딪쳐 돌파할 수 있는 ‘정치적 소명’에 있다.

 지역구 31명 중 광역의원(경남도의원) 출마자는 8명에 불과한데 이는 20・30대가 가질 수 있는 물질적 자본과 인적자본이 한계가 있는 만큼 1등 당선인 광역의원보다 2~4등 당선이 가능한 중대선거구제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데 있다.

 2014년 16명 중 3명만이 기초의회의 의원으로 등원했다. 2018년 지방선거 본선에서 31명 중 우리는 몇 명이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에 등원할 것인지 도지사 선거만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20・30대 후보 중 20대 후보는 5명으로 대폭 줄어든다. 이 5명은 모두 기초의원 출마자다. 5명 중 2명의 후보를 직접 만났고 각각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은 물질적 자본과 인적자본의 한계로 인한 현실정치의 높은 벽에 마주친 데 있다.

 그들이 부딪치고 있는 한계는 예상된 현실이다. 이들이 현실정치로 들어오는 선거과정에서부터 벽에 부딪치기 십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을 괄목할만한 직업정치인으로 길러내려는 노력이 지역 차원에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당과 지역주민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인식 변화가 이뤄지더라도 20・30대 후보들의 ‘어떤 자기 정치를 할 것인가’가 확립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말한 독일의 정치사상가 막스 베버(Max Weber)는 어리석고 비열해 보이는 세상에 좌절하지 않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정치적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20대・30대 후보들에게 되묻는다. 청년이란 이름 팔아 편안하게 존재감 없이 4년 의원만 할 것인지 아니면 8・12년 이상 직업정치인으로서 의원 역할을 할 것인지를 말이다. 막스 베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말할 수 있는 정치적 소명이 없다면, 2017년 촛불집회와 정권교체에 따른 부산물 중 하나로 그칠 것이다.

 경남도의회와 20・30대 지역구 후보가 출마한 10개 시・군지역 의회에는 과제들이 많다. 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경남도의회・기초의회들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많고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것들이 있다. 물질적 자본과 인적자본이 기존 후보들보다 약한 이들이 공식 보좌관 한 명 없는 상황에서 의원으로서 업무를 해낸다는 것은 보통의 과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들을 경남 지역사회의 귀중한 보물로 여겨야 한다. 진흙 속 진주를 찾아낸 마음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이들이 4년 만에 현실정치에 회의감을 느끼고 포기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진흙 속 진주를 찾아나서야 한다. 20대 5명, 30대 26명의 광역・기초의회 출마자들이 막스 베버의 말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말할 수 있는 정치적 소명을 가진 훌륭한 재목(材木)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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