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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일규 Dec 07. 2018

경남도의회 경남개발공사 사장 인사검증 MBC경남 인터뷰

2018/12/07(금) MBC경남 라디오 <오늘의 경남> 인터뷰 출연

이남두 경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습 / 사진 : 경남도의회

Q1. 어제, 도의회에서 경남 개발공사 사장 후보 인사검증이 있었죠?     

A1. 어제 6일 오전 10시에 이남두 경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에서 이뤄졌습니다. 전날인 5일 수요일까지 건설소방위원회 위원들이 2019년도 예산안을 심의 및 계수조정에 임하느라 날카롭지 못한 인사청문회가 예상됐는데 인사검증 내용은 앞 5건의 인사검증보다 훨씬 날카로웠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번에도 낙마가 아닌 ‘적격’ 통과됨으로서 경남도의 실질적인 첫 인사검증기관장 6명은 전원 통과됐습니다.

     

Q2. 검증 결과가 오늘 나왔는데, 어떻게 됐나요?     

A2. 오늘 10시에 예정된 회의도 늦게 시작했고 정회를 하는 진통 끝에 ‘적격’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인사검증위원 간 의견이 ‘적격’과 ‘부적격’으로 엇갈렸던 점, 뒤에서 말씀드리겠지만 기본적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해 답변하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하면 2019년 1월 첫 임시회 때 있을 ‘2019년도 주요업무계획보고’에서부터 도의원들의 집중지적이 나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Q3. 이남두 사장 후보, 약력을 살펴보니까

두산중공업 부회장 출신이네요?     

A3. 인사검증 질의에 대한 답변내용을 보면 이남두 사장 후보자는 자신을 일관되게 스스로 ‘전문경영인’으로 자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인물검색으로 그의 경력을 찾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장 후보자는 한국중공업 출신 ‘두산 사람’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1996년부터 지금까지 20여년의 길을 설명해야 합니다. 1996년 3월 한국중공업 경리부 이사로 시작해서 2001년 HSD엔진 부사장이 되고 2003년 8월 HSD엔진 대표이사가 됩니다. 

 HSD엔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1999년 12월 30일 설립되어 현재 창원 성산구에 본사가 있습니다. HSD엔진은 1983년 한국중공업의 엔진사업 시작이 역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HSD엔진은 스스로 1994년 삼성중공업이 엔진사업이 HSD엔진의 모태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5년 뒤인 1999년 설립과정도 두산중공업과 삼성중공업 간 엔진 독립법인 설립 합작계약서 체결에 의한 것으로 1999년 당시 자본금 50억으로 설립 위한 법인 등기가 이뤄졌습니다.

 1999년 12월 30일 설립된 뒤 2000년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참여하면서 자본금이 50억에서 300억으로 600% 늘어납니다. 2000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정부가 소유하고 있던 기업인데 민영화된 한국중공업의 민영화된 후신 두산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합작해서 만든 HSD엔진을 밀어준 거죠. 2005년에 두산엔진으로 사명변경했는데, 사명변경을 통해 그룹계열사로 위상을 확보했다고 소개를 합니다. 2018년 올해 다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두산엔진에서 HSD엔진(주)로 사명을 변경합니다.

 한국중공업 출신의 이남두 사장 후보자는 이러한 배경이 있는 업체에 2001년 HSD엔진의 부사장으로 입성한 뒤 2003년 8월부터 2006년 2월까지 2년7개월 간 사장직을 역임하고 2006년 2월 두산중공업으로 옮겨 대표이사 사장을 하고, 2007년 12월 두산엔진 대표이사 부회장을 찍자마자 1개월만에 다시 두산엔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오고 1년 뒤인 2009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두산엔진의 고문으로 있게 됩니다. 그 뒤에 2012년 4월 센트랄모텍 대표이사 부회장을 하게 됨으로서 두산 사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Q3-1. 이남두 사장 후보가 두산그룹에서 나온 뒤 행보는 어떤가요?     

A3-1. 네이버 인물검색에서는 2012년 센트랄모텍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는 게 끝입니다. 이남두 사장이 센트랄모텍 대표이사 부회장이 된 이후에 네이버 기사검색을 다 했는데 기사도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3년에 1번꼴로 공식행사에 센트랄 관계자로 참석해서 언론에 보도되는 정도였습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는데 강민국 건설소방위원장이 발언한 것에 따르면 홍 지사 재임시절인 2013년에도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노렸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때는 배한성 전 창원시장이 경남개발공사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참고로 배 사장은 8개월 만에 그만두고 이어서 박재기 영남산업·동영산업개발 회장이 경남개발공사 사장이 됩니다.

 연합뉴스와 경남신문에 ‘(주)네움’이라는 업체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주)네움이라는 업체가 금속제품 도매업체라는 연합뉴스 보도 외에 기사나 웹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도의원들의 질의는 없었다는 점이 아쉽고 두산그룹에서 나온 뒤 특별하게 해온 게 없다는 겁니다. 

 1949년 이남두 사장 후보자가 두산의 그늘에서 벗어난 시점이 60대였고 이제 70대라는 점이죠. 2012년부터 현재까지 별다른 뚜렷한 무언가를 만든 게 없다는 점에서 뒤에서 나올 전문성 부족 논란, 정치적 행보, 정치적 보은 논란을 야기하는 지점에 있다고 봅니다.

     

Q4. 경남 개발공사의 주 업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경남 개발공사는 택지 개발이나 주택건설 분야잖아요?     

A4. 이남두 사장 후보자가 왜 경남개발공사에 관심을 유독 가졌을까 이해가 안 됩니다. 제가 인사검증위원이었다면 이남두 사장 후보자에게 재벌의 엔진·중공업 업체 사장·부회장·고문을 거쳤는데 왜 분양·임대 등 택지개발·주택건설, 산업단지조성, 관광사업, 건립사업 위주의 위수탁사업을 하는 경남개발공사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사장 후보자가 두산그룹에서 나온 뒤 있었던 센트랄모텍(주)은 자동차부품 회사이고 (주)네움은 금속제품 도매업체라는 점에서 경남개발공사와의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각종 경력을 쌓아 경남개발공사로 가겠다는 것인가라는 역발상에 의한 전략인가 싶기도 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Q5. 전문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을 텐데, 

그래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A5. 토목, 건축 등의 경험이 있다는 발언도 있었습니다. 서두에 강조했듯이 전문 경영인 출신이라는 걸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정량적으로 다시 말해 수치화해서 경남개발공사에 부합하는 전문성에 대해 답변을 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남택욱 의원이 경남개발공사의 2019년 신규사업 개수를 묻는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하다 ‘6개 정도’라 답했는데 실제 답은 4개로 오답이었습니다. 이 후보자의 전문성을 논하기 전에 경남개발공사에 대한 기본적인 현황파악부터 급선무라 판단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13년에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노렸다는 대기업 출신 경영인이라기엔 너무 엉성한 답변이었습니다. 강민국 건설소방위원장의 발언에 근거해서 보면 이 사장 후보자는 경남개발공사를 5년 간 지켜봐온 것인데 전혀 그 역할을 못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6. 보은인사 논란도 있었습니다. 

이후보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 친구라 그러죠?

허성무 캠프에도 몸담았다는데, 충분히 논란이 있을 만도 하네요.     

A6. 허성무 캠프 출신이 김경수 도정에 들어가고, 김경수 캠프 출신이 허성무 시정에 들어가는 일들이 몇 차례 벌어진 상황에서 허성무 캠프의 경력이 있다는 점은 충분히 논란이 될 만했죠. 이에 대해 “‘한 번’ 들어갔다 온 정도다”는 식의 답변을 해서 강민국 위원장으로부터 호되게 질타를 받았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허성무 캠프보다는 김경수 캠프 출신이었다면 덜 비판받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드인사라는 비판은 받을 수 있더라도 ‘반(half) 정치인’이라는 비판은 빗겨갈 수 있었을 거라 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친구라는 게 문제는 아니라 봅니다. 다만, 이 점으로 다른 경쟁자를 밀어냈다면 문제이겠죠. 그래서 출자·출연기관별 내부위원회로 두고 있는 ‘인사추천위원회’에 제출된 지원서류, 위원회 회의록 등을 살펴봐야 검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Q7. 사실 경남 개발공사 사장 자리는

전부터 보은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홍준표 전 지사 최측근들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는데요?     

A7. 홍준표 전 지사 재임 시절 경남개발공사의 사장이 된 인물들이 배한성·박재기·조진래 세 명이었습니다. 배한성·박재기 전 사장은 앞에서 제가 언급했듯이 경남개발공사에 필요한 전문성과 거리가 멀고 정치적인 결정에 의해 앉았다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6년 4월에 사장으로 취임했던 조진래 전 사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창원시장 출마를 위해 2017년 12월 사임함에 따라 1년 8개월 근무로 짧았고 실제 창원시장 공천까지 이뤄지면서 사실상 ‘시장 출마 경력용’으로 활용됐습니다.

 조 전 사장은 국회의원 출신의 정치인이었고 배 전 사장은 창원시장 출신, 박전 사장은 건설업체 출신으로 홍준표 지사와 같은 고향인 창녕 출신인 점에서 보은인사 논란에 자유로울 수가 없었죠. 특히 박 전 사장의 경우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허위명부 가담 혐의로 2016년에 구속된 점 등을 감안하면 도민들의 경남개발공사를 바라보는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조 전 사장의 사임 이후 현재까지 경남개발공사 사장이 공백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의견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공백을 주지 말자는 도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진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이남두 사장 후보자가 잘 해서 인사검증을 통과했다고 보는 것보다 더 이상 경남개발공사 수장의 공백을 둘 수 없어 적격으로 통과했다고 보는 게 어제 인사청문회 공개부분과 오늘 경과보고서 채택과정을 본 본 도민이라면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 봅니다.

     

Q8. 아마 할 일이 많을 겁니다. 

경남개발공사,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고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발표에서 5등급을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는데도

작년에 직원들이 6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했지 않습니까?     

A8. 민주당 소속 손덕상 도의원이 “채용 비리 등으로 경남개발공사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며 신뢰도를 높일 방안을 질의하는데 답변으로 “사장으로 취임하면 인사 측면에서 쇄신할 방안을 갖고 조직도 새로 개편해 투명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들여다보고 실천하겠다”고 답을 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안이나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고 정리할까요?

     

Q9.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기업 출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공기업 가치관과 충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죠?     

A9. 이 사장 후보자가 ‘전문경영인’을 강조했습니다. 공기업 가치관과 충돌하는 문제보다 전문경영인을 강조하는 데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저는 더 우려됩니다. 2017년 기획재정부가 만든 시사경제용여사전의 정의를 보면 “기업의 소유주와 직원들 사이에서 경영 관리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기재부가 만든 시사경제용어사전의 설명을 더 보면 “전문경영인의 기업경영은 경영의 전문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주인-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주인은 대리인에게 자신의 권한을 위임하면서 주인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약속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기로 계약을 맺는 것인데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 대리인은 잘 알고 주인은 잘 모르는 문제로 인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거나 주인의 경제적 효율성이 달성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전문경영인’을 강조하는 이 사장 후보자에게 전문경영인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음에도 그런 지적이 나오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Q10. 어쨌든 이것으로 경남도의 여섯 개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검증이 끝났습니다. 전반적인 성적,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A10. 11대 경남도의회의 첫 출자·출연기관장의 인사청문회가 끝났습니다. 이번 경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앞 인사청문회보다 상대적으로 날카로웠다고 봅니다. 언론과 도민들께서 인사청문회의 부족한 지점들을 지적한 데서 매가 시력이 좋아졌다고 봅니다.

 그러나 결과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책 검증과 도덕성 검증이란 모호한 구분을 없애고 인사검증 회의를 단일화하고 자료 제출시한 앞당기면서 자료 제출내용을 다양화해야 하며 인사검증자료 공개 및 보도자료 배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인사검증 위원의 권한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검증위원의 질의시간도 개선해야 합니다. 현행 후보자 답변포함 최대 20분에서 후보자 답변 미포함 최대 40분까지 해야 합니다. 제도 개선과 양질의 자료 제공이 의원들의 질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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