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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일규 Dec 28. 2018

‘월 통행료 300만원’의 거가대교,  누가 책임지나

거가대교 / 출처 : 경남도청


 “민자투자자에게 1조 원도 안 되는 금액을 투자하게 하고 40년 동안 무려 10조 4,123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부채를 시민들의 통행료로 부담하게 함으로써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주는 나쁜 사업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지난 24일, 거제시의회가 만장일치로 가결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촉구 결의안(이하 거제시의회 결의안)’의 내용이다. 거가대교는 2010년 8.2km 구간 민자 9,996억 원과 국비 1,342억 원 및 지방비(부산시·경남도) 3131억 원이 투입되어 개통됐다.

 이와 별개로 거가대교 개통을 위한 다른 사업비들도 예산이 막대하게 편성됐다. 어업 피해보상금 950억 원, 부산 측 접속도로구간 공사비 3,555억 원과 경남 측 접속도로구간 공사비 4,405억 원(접속도로구간 공사비 총 7,960억 원)으로 민자 사업자가 부담한 사업비보다 국비·지방비가 훨씬 더 많이 투여됐다.

 GK해상도로(주)는 40년 동안 36조3600억 원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민자 사업자의 총민간투자비 불변액 9,996억 원 대비 3637%로 막대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감사원이 2011년 감사를 통해 거가대교 건설사업의 경우 저가 하도급으로 인하여 하도급 낙찰차가 3874억에 달함을 발견하여 지적한 바 있다. 접속도로 공사에 대한 수의계약, 뻥튀기된 예측교통량, 1조 원도 투자하지 않고 36조를 가져가는 수익 등 거가대교는 태초부터 잘못 그려진 그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가대교 문제와 관련하여 국가와 지방정부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거가대교는 첫 단추부터 잘못된 사업으로 지적받아왔다. 홍준표 도지사 시절인 2013년 자본재구조화를 통해 자본조달 금리 현실화 명목으로 현재의 변동금리 4.2%로 인하하면서 약 5조 6천억 원의 재정부담을 경감시켰다는 것 자체만으로 잘못된 계약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통행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거제시의회 결의안에 따르면 거가대교의 km당 운송단가는 승용차 기준 1,220원으로 경부고속도로 44.7원에 비해 무려 27배나 비싸며 유사사례인 인천대교의 4배에 달한다. 3종화물차의 경우 1일 왕복 운행 기준 월 통행료 300만원의 통행료로 경부고속도로의 60배에 달한다.

 이렇게 높은 통행료가 책정된 근거는 무엇인가. 2003년 협약 당시 1999년 불변가 기준으로 책정된 승용차 기준 8,000원에 있다. 8,000원의 근거는 당시 부산~거제 간 시외버스 요금이 8,700원이었음을 감안해 그보다 낮은 8,000원으로 설정한 데 있다. 잘못된 책정 근거는 2013년 자본재구조화 과정에서 고쳐지지 않았다. 2050년까지 통행료를 징수하고 10년 단위별로 1000원씩 인상하는 것으로 되어있어 2020년에는 1만1천원으로 1천원 인상될 예정이다.

 통행료 결정권한을 가진 곳은 부산시와 경남도다. 태초부터 잘못 그려진 거가대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 거가대교가 건설되는 과정 내내 문제를 제기해왔던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은 해결책 중 하나로 부산시와 경남도가 기채를 발행하여 저금리로 인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민자사업자가 차입하는 금리는 낮아도 4% 이상이 될 수밖에 없지만 기채는 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거가대교 재정부담은 새로운 부산시정·경남도정을 내건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도 큰 재정적 문제다. 오거돈·김경수 두 광역자치단체장에게 개통 8년을 넘긴 거가대교의 근본적인 대개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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