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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운동과 정치과정이론(?)

집합행동과 사회운동 11주차 RP

by 페르마타

* 쓸 말도 없고, 잘 모른 채로 막 썼으니 페북에 공유하지는 않는다 웅후후.......... 이 수업은 안드로메다로..


Kane&Mann(1992)의 글은 ‘농민’이라는 계급(class)에 관해서, Shin(1998)의 글은 ‘농민 운동’이라는 역사적 동인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두 글 모두 그것이 기존에는 유의미한 요소로 받아들여지지 않던 현상을 중요한 변수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Kane&Mann에 따르면, 영국 중심적으로 만들어진 마르크스주의 계급이론은 농민이라는 계급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그들의 탈집중화 등에 대한 이해관계를 완전히 놓쳐 버린 측면이 있다. 농민은 갈수록 그 수가 적어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기회주의적인’ 연합(alliance)를 통해서 좌파 운동에 일종의 ‘스윙 보터’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인 실천적인 중요성을 갖는 계급 집단이다.


Shin은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근대화/산업화를 설명하는 데 정치경제학이 국가이론과 세계체계론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역사적 논쟁공간이나 갈등의 존재를 과소평가하고 동아시아 근대화의 예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등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주장하면서, 농민 갈등 이론(agrarian conflict theory)을 도입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1960년대 이후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여겨지는 한국의 산업화/근대화 사례는 사실 그것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준비들을 1920년대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오고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한계가 있는 이론이지만 식민 지배 과정에서 축적된 근대화의 자산(legacy)은 이후 근대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연구자는 토지 개혁이 일어나서 상대적으로 평등한 분배 상황이 존재했다는 점도 중요한 산업화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런데 식민지 근대화와 토지 개혁의 기반을 닦아준 것은 모두 농민들의 투쟁인데, 이는 지주의 권력을 약화시킴을 통해서 계급관계를 산업적인 것으로 이동(transition)시키는데 영향을 미쳤고 또한 이후 토지 개혁은 한국에서 국가의 힘이 강화되는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사실 두 글이 지난주까지 읽었던 사회운동의 맥락에서 읽히기 보다는 마르크스주의 계급이론이나 역사사회학 문헌으로 보였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럽기는 했다. 특히 사회운동에 관한 우리가 읽었던 글들이 주로 이미 어느 정도 현재의 한국과 비슷한 정치사회 체제를 기준으로 놓고 읽어도 어느 정도 이해되는 느낌이 있었던 데 반해, 두 글에서 다루는 1910년대의 다양한 국가들과 식민지 조선과 해방공간이라는 배경은 사회운동 논의와 어떻게 연결해서 읽어야 할지 잘 상상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어설프게나마 연결을 해 보자면, Kann&Mann의 농민 계급에 대한 논의는 정치과정이론과 자원동원이론을 생각나게 했다. 농민이 왜 조직 행동하기에 유리한 조건들을 가지고 있는 논의는 후자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었고, 국가마다의 정치 상황에 따라서 왜 농민이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갖고 다른 쪽으로 정향되고 연합하는 계급이 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전자와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Shin의 논의는 계급 투쟁을 통해 새로운 계급 관계가 형성되는 동학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정치체(polity)를 중심으로 하여 논의하는 정치과정이론과 접합시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농민 운동이라는 주제가 왜 이렇게 생소하게 느껴지는지를 생각해보니 사실 내가 살아온 궤적에서 농민은 언제나 나에게 타자였기 때문에 친숙한 주제로 다가오지 않는 측면이 한 가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렇다면 농민의 존재는 언제나 도시 중심의 사회에서 간과될 수밖에 없는 경향으로 흐르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오늘날 정치 자체가 도시인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농촌이 오히려 ‘보수적’인 정치적 성향을 갖게 되는 정치 구조와도 앞의 논의들을 연결시켜볼 수 있지 않을까.



참고문헌

Kane, A. & Michael Mann. (1992). A Theory of Early Twentieth-Century Agrarian Politics. Social Science History, 16(3), 421-454.

Shin, G. W. (1998). Agrarian Conflict and the Origins of Korean Capitalism.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103(5), 1309-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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